중앙로 상인들의 오랜 숙원이자 구도심 활성화의 성패를 가름할 중앙로 차 없는 문화의 거리 조성공사가 다음달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 없는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자는 여론이 제기된지 6년여만에 빛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공사완료 시점이 1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문화의 거리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준비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상인들은 물론 원주시나 문화단체들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외형적인 모습만 단장하면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모두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도로를 포장하고 가로등을 정비하는 등 겉모습을 단장한다고 문화의 거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의 거리는 외형보다 콘텐츠와 운영의 묘가 성패를 결정짓는다. 전국적으로 많은 도시에서 문화의 거리를 추진했지만 대부분 실패한 것을 보면 하드웨어가 중요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시민들 역시 마찬가지다. 중앙로가 깨끗하게 단장됐다고 해서 찾아 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쯤은 가칭 문화의 거리 운영위원회가 구성됐어야 함은 물론, 타지역 성공사례 벤치마킹, 프로그램 구성, 운영주체와 방식에 대한 검토, 완공 이벤트 등 준비해야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원주시에 있다. 운영이야 상인들이 한다고 해도 문화의 거리가 궤도에 오를때까지는 원주시에서 뒷받침 해야 한다는 것은 원주시도 알고 있을 것이다. 상인들에게만 맡겨서 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럴만한 역량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그럼에도 원주시가 뒷짐을 지고 있는 것은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에 대한 업무가 경제정책과에서 도시디자인과로 이관되면서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제정책과에서 이 사업을 추진할 때는 거리 조성과 운영까지 염두에 두고 진행했을텐데 이 문제를 도시디자인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운영에 대해서는 어느 부서에도 책임이 지워지지 않은 것이다.

지나간 일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원주시가 문화의 거리 운영의 틀을 잡아줘야 한다. 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다. 문화의 거리가 성공하면 구도심 활성화에 동력을 제공하게 됨은 물론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영은 원주시와 시민사회·문화단체, 상인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꾸려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은 재래시장 살리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이 사업에 함께 참여되는 것이 마땅하다.

상인들 또한 상근 기획자겸 관리자를 선발해 운영조직을 갖추고 체계적인 운영에 들어가야 한다. 밥상을 차려 줬으면 밥은 상인들이 떠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