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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행정구역개편을 반대하는 이유
2008년 10월 14일 (화) 김 주 원 원발전연구원 사회·문화관광정책실

행정구역은 주민, 자치권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성립의 3대 기본요소이다. 구역은 지방자치단체 자치권 행사의 지역적 범위를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치단체의 구역의 크기가 적당한가 또는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지방자치의 성패가 결정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구역은 주민의 행정참여 및 행정통제, 자치 행정의 능률적 수행, 자치단체의 재원 확보 등에 기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행정구역개편이 정치권에서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행정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여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의 행정구역은 조선시대와 일제시대에 확정된 것으로 새로운 행정수요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개편의 필요성이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현 정치권의 행정구역개편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통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효율성 측면만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구역개편에서 더 중요한 문제는 지역 대표성 문제다. 지역의 자율성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행정구역개편의 기준이 되는 규모적정화의 기준은 제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주민의 참여성, 주민편의성, 행정적 능률성, 재정적 자주성 등 정치 행정적 기능과 관련된 조건과 사회 경제 생활권 혹은 지역공동체의 범위와 일치시키는 지역적 통합성과 관련된 조건이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에 대한 문제를 효율성 측면에서만 보고 구역을 개편하는 것은 마치 독재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와 다를 바 없다고 본다. 주민의 참여성, 편의성, 지역공동체의 유지와 같은 민주성 측면에 대한 가치를 무시하면 앞으로 더 큰 지역갈등과 불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민주성, 지역대표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실패한 정책이 도농복합시 정책이라고 본다. 도농복합시에서 도시지역은 불만이 없지만 농촌지역은 불만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농촌과 관련한 정책을 단체장 입장에서는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다.

단체장만 소홀한 것이 아니라 정부정책자체도 도농복합시에 농촌정책은 배려가 없다. 예컨대 농촌에 노인문제가 도시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 노인종합복지관은 농촌지역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도시지역에만 세워진다. 복합시 농촌지역에는 아예 계획이 없다. 오히려 통합으로 예산을 절약했다고 하면 한개 더 건축되어 혜택을 주어야하는데도 말이다.

이와 같이 도농복합시의 정책은 효율성 측면에서 보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만 민주성, 지역대표성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실패한 정책이다. 현재 논의되는 지방행정구역개편도 효율성 측면에서만 본다면 당위성이 있지만 민주성 측면에서 보면 대단히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국민투표를 통해 행정구역개편을 논의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문제는 지역주민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정구역개편과 같이 지역주민들의 정서와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난해한 일을 단기간에 서둘러서는 안된다. 지역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지역대표성을 훼손하지 않는 보다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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