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은 행사의 달이다. 굵직한 행사 대부분이 10월로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추수를 끝낸 농부들이 추수감사 성격의 제를 지내는데서 유래한 측면도 있고 외부행사를 하기에 좋은 날씨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주말에도 원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강원감영제를 비롯해 원주교육청이 주최하는 원주교육축제, YMCA에서 주최하는 장난감 축제가 열렸다. 다음 주말에는 대형 행사 4개가 동시에 열린다. 4만여명이 참가하는 원주국제걷기대회와 강원의료기기전시회, 우수중소기업제품박람회, 과학축전이 그것으로 모두 종합운동장과 따뚜공연장 일대에서 개최된다.

대형 행사들을 동시에 개최되는 것은 의도된 측면이 있다. 각기 다른 날에 개최하는 것보다는 한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인근에서 열리는 다른 행사도 들르게 되므로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설득력이 있는 얘기다. 그러나 이같은 판단이 행사를 개최하는 주최측을 안일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행사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 비용들 대부분은 국민세금이다. 그렇다면 행사를 하는 목적이 분명해야함은 물론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분석도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행사 주최자들은 행사 참석인원으로 행사가 잘됐느냐 못됐느냐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행사 참석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것이고 행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근거가 된다. 하지만 행사개최의 의도에 얼마나 부합됐는지 기대효과는 어느정도 충족됐는지가 참석자 수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또한 투입된 비용 대비 효과도 참석자 수로 가름할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축제에 대한 지적이 나올때마다 거론됐던 것 중 하나는 축제위원회를 상설화 하자는 것이다. 축제위원회는 원주에서 개최되는 크고 작은 행사들을 총괄하는 기구로 개최 시기를 조정하는 문제에서 부터 행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웬일인지 말만 무성할 뿐 구체화되지는 못하고 있다. 아마도 축제를 주최하는 집단의 입장에서는 축제위원회가 생기면 껄끄러운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해가 거듭될수록 축제나 행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것이 없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새로 생기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이제는 행사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심하게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축제위원회를 만들자. 비록 각기 다른 단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되더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 무엇보다 체계적으로 축제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행사의 효율성을 끌어 올리는데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