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동 현대아파트 입구에 자리잡은 수가성 식당(대표: 김대준·51)은 여느집과 차별화된 순두부로 소리 소문없이 원주 외식업계를 휘어잡은 집이다.

2005년부터 현재의 자리에서 영업 중인 김대준 대표는 순두부를 앞세워 두부보쌈, 과메기, 양푼이회밥, 물회, 회무침 등 맛과 양이 꽉찬 음식들로 원주 미식가들을 매료시켰다. 김 대표 가계는 말 그대로 순두부 집안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3남1녀 4남매 모두가 전국 각지에서 같은 상호로 순두부집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가 운영중인 원주를 비롯해 제천, 포항, 대구 등 전국 4개 도시에서, 분점까지 포함하면 모두 7곳이 같은 이름을 내걸고 성업중이다.  

대표 메뉴는 김 모락모락 나는 돌솥밥과 궁합을 맞춘 순두부. 양념장으로 간을 맞추는 일반 순두부와 달리, 비법 육수에 연한 순두부와 매콤한 다진양념을 듬뿍 넣고 팔팔 끓여서 내놓는다. 얼큰하고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두부가 어우러진 뚝배기에 날달걀을 하나 깨트려 넣고 밥 한 숟갈 살살 말아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이 집 순두부는 '맞춤형'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선택하는 재료에 따라 해물, 조개, 굴, 만두, 김치, 소고기 등 가짓 수만도 11가지에 이른다. 골라먹는 재미가 있고 입 맛에 따라 얼큰한 맛, 보통, 순한 맛을 선택할 수 있다. 맛과 양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여느 집 순두부에 비해 가격이 조금 센 편인데도 점심시간이면 발 디딜틈이 없다. 1인분 7천원.

푸짐한 식감을 만끽할 수 있는 두부보쌈도 이 집 단골들이 즐겨찾는 메뉴. 두부와 보쌈이라는 궁합이 뜻밖에도 절묘하다. 입 안에서 푸짐하게 씹혀 식감이 좋고 두부 특유의 고소한 맛도 살아 있다. 낙지·부추·무말랭이 등 세가지 무침을 곁들여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2만3천원.

사시사철 과메기를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이집을 찾게되는 이유다. 과메기는 포항 구룡포가 고향인 안주인 김옥선(47) 씨 친정에서 직접 말려 가장 좋은 최상품만을 선별해 대주고 있다. 처음 맛보는 사람은 조금 비릿할 수 있지만 미역과 초고추장과 함께 먹으면 쫄깃쫄깃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2만~1만5천원.

사실 수가성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비결에는 안주인 김 씨의 깔끔한 손 맛도 한 몫을 한다. 오징어채나 문어·도루묵포를 사용하는 건어물 볶음을 비롯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인 오이 겉절이, 직접 양념한 조개젓갈 등 매일 아침 김 씨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6가지 반찬 모두가 하나같이 맛깔스럽고 깔끔하다. 구색을 맞추기 위해 반드시 제철나물을 올리거나 마땅히 나물이 나지 않는 계절에는 해초무침을 곁들이기도 한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남은 반찬 재활용'은 수가성에선 남의 집 이야기다. 창업이래 손님상에 한번 올린 음식은 손이 갔든, 가지 않았든 두번 다시 올리는 법이 없기 때문. '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만들어 팔겠다는 김 대표의 운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처음에는 '설마'하던 손님도 상을 치우는 종업원이 눈 앞에서 모든 반찬을 한 곳에 쓸어 담는 것을 보면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는 게 김 대표의 귀띔.

40여명을 너끈히 소화하는 큰 방 2개를 포함, 160여 좌석에 30여대를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추석과 설 등 명절을 제외하곤 연중무휴 오전10시30분부터 밤 9시30분까지 영업한다.▷문의: 761-1540(수가성식당)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