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시의회 건설도시위원회가 주최한 직능단체 대표자 간담회에서 신임선 대한전문건설협회 강원도회 분과위원장은 "지난해 원주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및 육성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음에도 이를 근거로 이뤄진 사업은 하나도 없다"며 조례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건설산업 활성화 조례는 장만복·김동희 의원의 발의로 지난해 7월 제114회 임시회에서 의결된 조례이다. 이 조례에는 '시장은 다른 지역건설산업체가 지역건설사업에 참여하는 경우 지역건설산업체와의 공동도급과 하도급 비율을 높이도록 권장해야 한다'는 규정 등 지역건설산업체 지원과 육성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다. 지역건설산업발전위원회 설치와 원주시 지역건설산업기술지원센터 지정, 모범건설인 포상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조례는 제정 이후 한번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조례에서 규정한 내용을 원주시가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5대 의회에 들어서 의원발의로 제·개정된 조례는 9월 30일 현재 36건이다.

원주시는 지난 7월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통해 의원발의 조례 중 집행되지 않고 있는 조례가 2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집행되지 않는 조례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물론, 조례제정 후 시행을 위해 예산확보 등 준비기간이 필요해 아직까지 집행되지 않고 있는 조례도 있지만, 조례 집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집행부의 의지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제4대 의회때 의원발의로 제정된 '원주시 보행권확보 및 보행 환경개선에 관한 조례'는 집행이 되지 않다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된 이후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가 법령상의 문제로 폐기되지는 않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인도정비사업 등 일상적으로 하는 사업자체가 보행권 확보와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조례가 집행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조례에는 보행환경 개선목표와 시책방향, 보행환경 여건의 변화와 전망 등을 담은 보행환경개선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지만 이를 근거로 사업이 집행된 적은 없는 실정이다.

모 시의원은 "의원발의 조례는 대부분 예산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는데, 이것이 집행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만큼 대의기관의 정책적 의지를 소홀히 하는 것"이라며 "예산편성 권한은 집행부에 있지만, 조례가 법인만큼 지켜져야 하고 따라서, 강제성이 없는 임의규정이라해도 조례에서 요구하는 예산을 확보해 당초 예산편성 등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조례가 아무리 임의규정이라해도 지켜져야 한다"며 "임의규정을 안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되며, 예산이 허락하는 한 해야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