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장동 아파트에 살다 최근 개운동 일반주택으로 이사한 최모(35) 씨는 도시가스 공급이 안되고 기름값도 비싸 집을 수리하면서 연탄보일러로 바꿨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고민거리가 생겼다. 연탄재 처리문제. 동사무소에 전화를 해 처리방법을 물었더니 비닐봉투에 담아 버리면 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는 "요즘은 한 겨울이 아니라서 하루에 8장 정도 나오지만 겨울이면 더 많은 양을 발생할 것이고 일일이 봉투에 담아 배출하면 봉투값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며 "그냥 배출하고 싶어도 지나가는 사람이 발로 차거나 구르면 길거리가 지저분해 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탄재가 산성화된 토양의 지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농가에 보급하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원주시는 연탄재를 매립한다. 최씨의 제안처럼 연탄재를 재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태백시는 종량제가 시행된 이후부터 연탄재를 농가 토지개량제로 공급하고 있다. 태백시 관계자는 "연탄재를 농가 토지개량제로 보급하고 가을이나 봄에 조금씩 배출되는 연탄재는 매립장 복토제로 쓴다"며 "100% 재활용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연탄재가 알카리 성분이라 산성화된 토양을 개량하는데 좋고, 물 빠짐이 좋아 농가에서 선호하고 있다"며 "5톤 트럭 100대 이상을 신청해 사용하는 농가도 있다"고 말했다.

660리터 수거용기를 제작해 주요 지점에 두고 수거하는 거점수거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압축차량을 이용한다. 배출시간을 정해 놓고 있으며 다른 쓰레기와 혼합 배출된 연탄재는 수거하지 않는다.

태백시 관계자는 "태백은 아파트를 제외하면 거의 전 세대가 연탄을 사용한다"며 "많은 양이 아니어도 공공서비스 차원에서 연탄재를 농가에 보급하면 매립장 수명도 연장되고 토질 개선에 따른 우수 농산물 생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농가에 보급할 수 있는 만큼의 양이 뒷받침되느냐가 문제"라며 "검토할 가치가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