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기본계획이나 관리계획의 수립·변경에 있어 의회 의견 청취안 처리 방법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용정순 의원은 "중요한 사안임에도 청취 안이란 이름이 붙어 단순히 의견을 듣는 수준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며 "심사보고서를 채택해도 원안자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현재의 방법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의회에 의견청취안이 제출되면 심사를 통해 보고서를 채택, 본회의에서 의결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심사보고서에 원안에 대한 반대 내용이 담겼다해도 원안 가결이기 때문에 심사보고서 채택 자체가 별 의미가 없는 상황.

의견청취안은 집행기관에서 제시한 의견에 대해 찬성의견, 반대의견, 일부분 수정의견, 기타 의견 제시 등을 채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회의 의결을 위해서는 의원으로부터 어떤 의견을 채택하는지는 동의가 발의돼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원안에 대한 동의인지, 수정에 대한 동의인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원주시의회는 집행기관이 제출한 안건에 대해 심사를 통해 보고서만을 채택·의결할뿐 원안을 동의하는 것인지, 수정한 내용을 동의한 것인지, 반대하는 것인지 명백하지 않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의견제시의 건은 원안동의, 수정동의 형태로 본회의에서 의결하고 있다"며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안건은 모두 계류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상임위원회에서 의견제시의 건에 대해 원안동의를 했어도 본회의에서 이를 수정동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의견청취안이기 때문에 조례안이나 예산안처럼 집행기관이 이를 반드시 따르지 않아도 되지만 수정동의나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원안대로만 집행하기에는 집행기관의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의견제시의 효력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서울시의회처럼 의견청취안이라도 제시된 안건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계류' 처리도 가능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의원은 "도시관리계획이란 도시의 개발·정비·보전을 위해 수립하는 토지이용·교통·환경·경관 등에 관한 각종 계획을 말하는 것으로 도시발전 청사진을 담고 있는 중요한 사안인데 단순한 의견청취로 처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며 "지금까지 진행된 의견청취를 통한 원안동의 형태는 의회가 거수기 역할만 할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