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 의원들의 조례 제·개정 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5대 시의원 임기가 절반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제정했거나 제정을 추진중인 조례가 30건이 넘는다.

지난 4대 시의회에서 제정한 조례가 13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게다가 제·개정한 조례 대부분이 시민생활과 관련된 것들이다. 4대 시의회가 제정한 13건중 10건이 의정활동과 관련된 것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질적인 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이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증표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집행부 주도적인 우리나라 지방자치에서 시의회가 정책 입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지방자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박수를 보낸다. 이와함께 조례 제정에 보다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대충 만들었다는 것은 아니다. 조례 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하고 합리적인 조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최근 제정되거나 추진중인 조례를 보면 시민들의 삷의 질 개선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때문에 시민들 입장에서 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집행부 는 볼멘소리다. 예산 편성권은 집행부에 있는데 예산을 수반하는 조례가 많아지면 그만큼 집행부의 재량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조례를 무시하고 예산을 편성해 잠자고 있는 조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집행부에 있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칠 일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시절 지자체가 대응투자해야 하는 복지혜택이 대폭 증가하면서 예산편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예산수반 조례제정은 집행부와 예산배정 우선순위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또한 특정집단에 혜택을 주는 조례 제정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사회 제분야와의 형평성 고려는 물론 시민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최근 속초시의회가 특정단체에 대한 지원조례를 제정했다가 시민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사전에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면 걸러졌을 부분이다.

현재 원주시의회 의원들이 발의하는 조례 대부분은 의원 개인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위원실 검토를 거쳐 상정하는 수순을 거치고 있다. 또 의무가 아닌데도 입법예고까지 하는 등 나름대로 여론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다. 하지만 여론수렴은 공청회나 토론회 등 보다 적극적인 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론수렴 과정이 보다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이루어지면 집행부가 임의로 조례를 사문화 시키는 행동은 하기 어렵다.

의원발의 조례제정은 의원이 무한책임이 져야 하는 매우 중요한 의정활동이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