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원주따뚜가 지난 9일 막을 내렸다. 올해 원주따뚜는 관람객 동원면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입장료를 받지 않은데다 매 공연마다 유명가수와 연예인을 대거 출연시킨 것이 주효했다.

그러나 세계군악축제로서의 면모는 상실했다. 이번 공연을 관람했던 시민들은 전체 공연중 군악대 공연은 줄어들고 발레공연 등 관악과는 거리가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군악축제란 느낌을 받지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공연에 참가한 군악대가 4개국 5개팀에 불과했던데다 우리나라 육해공군 군악대 조차 참가하지 않았으니 예견됐던 일이다.

어쩌다가 원주따뚜가 개최한지 다섯번도 안돼 정체성을 상실하게된 것일까. 원주따뚜는 2000년 한국전쟁 50주년을 기념해 세계평화팡파르라는 명칭으로 시작됐다. 이후 격년제로 개최하는 원주따뚜로 명칭을 변경했고 세계3대군악축제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이를 관장하는 별도법인까지 설립했다. 뿐만아니라 67억원을 들여 따뚜전용공연장도 건립했다.

특색있는 문화축제로 발전할 것 같았던 원주따뚜에 제동이 걸린 것은 충청남도 계룡시와 경상남도 진해시가 뒤늦게 원주따뚜와 유사한 축제를 만들어 훼방을 놓았기 때문이다. 계룡시는 다음달 건군60주년을 기념해 계룡군문화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한다. 육해공군사령부가 위치한 계룡시에서 열리는 행사여서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다. 진해시는 지난해부터 벛꽃축제로 유명한 군항제 기간에 진해 국제 군악·의장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성격면에서 원주따뚜와 다를게 없는 행사다. 두 도시 모두 나름대로 명분과 경쟁력이 있는데다 예산도 원주따뚜보다 많이 투입하고 있어 경쟁이 쉽지 않다. 2008년 원주따뚜가 군악축제의 성격을 살리지 못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주따뚜는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크게 3가지다. 첫째는 경쟁도시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당초 목표대로 세계3대군악축제로 키우는 것이다. 둘째는 성격을 마칭밴드페스티벌로 바꾸는 것이다. 원주시는 내년에 열리는 제1회 아시아·태평양 마칭밴드 경연대회를 유치했다. 이제와 생각하면 군악축제로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이미 방향을 바꿨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셋째는 원주따뚜를 중단하는 것이다. 올해처럼 유명 연예인을 초청해 특색없는 공연행사를 하는데 12억원을 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원주따뚜의 방향전환은 시민여론 수렴이 전제돼야 한다. 원주따뚜가 처음 시작될때도 축제의 목적과 성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했었다. 강원감영제 등 다른축제보다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원주따뚜에 대한 고민이 지역축제 전반에 대한 성격과 목적을 재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