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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공예가 세상향해 신고식
제7회 한국옻칠공예대전 대상 수상자 오삼록 씨
2008년 09월 16일 (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원주옻과 한지를 대중화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브랜드화를 통한 명품화, 명품화를 통한 대중화가 필요해요. 장인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필수죠"

 소 키우던 평범한 농부에서 옻칠공예가로 변신한 오삼록(46) 씨. 오 씨는 작품 활동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그래서 그가 전업작가로 나선 것에 대해 의외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쉰을 눈앞에 둔 그가 옻칠공예 단일대전으론 국내 최고의 위상을 자랑하는 한국옻칠공예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늦깎이 공예 작가가 세상을 향해 본격적인 신고식을 한 셈이다.

 경남 함양에서 소를 키우던 그가 원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8년. 사업실패 후 야반도주를 하다시피 찾은 곳이 아내의 고향이었다. 그의 표현을 빌면 원주에 정착한 후 단순히 몸으로 때우는 일로 밥벌이를 했단다. 틈틈이 한지공예가인 아내의 작업을 돕는 일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오 씨의 아내 정순교(39·전 민예총원주지부 공예갈래위원장) 씨는 꽤 이름이 알려진 한지공예가다. 원주에 한지공예를 가장 먼저 전파했고, 한지를 여러겹 배접해서 재단하는 전지기법을 통해 한지공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그가 옻칠과 인연을 맺은 것도 이런 아내 때문이다. 아내의 한지작업을 도우면서 마감칠을 위해 옻칠을 익히기 시작한 것이 그 계기. 처음에는 귀동냥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점차 깊고 고운 옻칠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본격적으로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40줄에 접어들어 인생의 출발점에 다시 선다는 것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용기를 냈단다.

 2004년부터 강원도무형문화재 칠장 김상수 선생 문하에서 본격적인 수업을 쌓은 그는 지난해 전수장학생이 됐을 만큼 그 실력과 열정을 인정 받았다. 남보다 늦게 들어선 길. 그만큼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철저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 사이 전승공예대전에서 입선과 장려상, 한국옻칠공예대전에서 연이어 입선과 특선을 수상하며 자신감도 생겼다.

 사실 이번대전 출품 자체가 오 씨에게는 도박이었다. 작업의 특성상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년이 소요되는 옻칠기 작품 1점을 만들기 위해선 감내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생활고. 다른 작업을 전혀 할 수 없으니 당장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없었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대다수 전업작가들이 안고있는 고민이 오 씨라고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세금이나 공과금이 6개월 이상씩 밀려 있을 때였어요. 누가 보면 처자식 굶겨 죽이기 십상이라 했을 겁니다. 당장 몇푼 생기면 밀린 공과금을 내기보다 작업에 필요한 재료를 구입했으니 말이죠."

 오 씨는 성한 이가 하나도 없다. 출품을 준비하면서 쌓인 스트레스와 중압감으로 이가 모두 주저 앉았다. 수상소식을 접하고 "이젠 재료비에 대한 부담은 덜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니 그 심정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오 씨는 원주옻과 한지를 전략적으로 대중화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브랜드화를 통한 명품화, 명품화를 통한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옻칠기나 한지가 고가라는 면에서 대중화 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를 보면 그 해답이 나와요. 우리가 명품이라고 부르는 제품들은 고가지만 이미 대중화 됐습니다. 원주한지와 옻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여기에 마케팅이 결합되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장인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사회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작가가 아닌, 작품의 가치로써 인정받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그는 "흔들리지 않고 내 작업에 전념해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철저한 장인으로 남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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