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야학 졸업식 기념사진. 왼쪽 3번째 이승현 교장, 네번째 장현심 전 교장.

지난 3일 열린 제15회 누리야학 졸업식. 주위의 시선이 부끄러워 포기하려고 했던 사람도, 평생 한으로 남을 줄 알았던 학업을 이어갈 수 있어 행복했다던 졸업생들은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퇴근 후 허겁지겁 뛰어들어온 졸업생들도 있었다.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늦깍이 졸업생은 31명. 초등 3명, 중등 15명, 고등 13명이었다.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장현심 교장도 지난날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으며, 교사와 직원들도 울먹였다. 이날 모범상을 수상한 이모 씨로부터 받은 편지를 읽던 장 전 교장은 "내 생애 이런 직장은 없었다"며 "저녁식사도 거르고 도착한 교사들과 학생들의 열의에 인간의 숭고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모 씨는 여러차례 검정고시 시험에 낙방, 포기하려 했으나 한번만 더 해보자는 교사들의 만류에 드디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됐다.

또 한 졸업생은 마음을 담은 시 '나무꾼과 선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으며, 누리야학의 전통인 선·후배 교재전달식 등이 이어졌다.

이날 교장으로 취임한 이승현(38) 씨는 "학력때문에 얻은 설움은 겪어보기 전엔 모른다"며 "청소년단체가 아닌 평생교육을 책임지는 누리야학은 앞으로 열린마음, 열린사고, 열린구조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학업과 더불어 교사와 학생들간 정을 느낄 수 있는 체험학습 등을 활성화하겠다"며 "2층에서 공부하는 고등부 교실을 5층으로 끌어올려 학업분위기를 재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