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의 칙칙한 군부대 담이 화려하게 태어난다. 서곡2리에 자리한 1107야전공병단. 회색의 군부대 담장은 수십년간 아무런 의미없이 '소통의 단절'만을 상징한 채 서 있었다. 이 담장이 오는 8일이나 9일 거대한 벽화로 새롭게 태어난다.

1107야전공병단과 원주환경운동연합, 서곡2리 마을 주민들이 함께 논의한 끝에 담장에 벽화를 그려 넣기로 합의한 것. 전체 담장의 길이는 600여m로 벽화가 완성되면 원주에서 가장 긴 벽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벽화 도안 작업은 원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로 구성된 생명미술시민작가회에서 맡는다. 2일 시민작가회 회원들과 군 관계자가 만나 최종적으로 도안을 확정한다.

색칠은 여럿이 힘을 모은다. 생명미술시민작가회 회원, 군부대 장병에서부터 마을 주민들까지 나선다. 판부면사무소 직원들도 벽화작업을 도울 예정이다.

페인트 등 벽화를 그리는데 드는 재료비가 만만치 않지만 환경운동연합에서는 경관환경을 가꾼다는 차원에서 기꺼이 이를 부담했다.

김경준 원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수십년 간 이어져온 음산한 경관을 화려하게 바꿀 수 있게 된 것은 창조적인 아이디어 덕분"이라며 "민·관·군 화합을 통해 칙칙했던 공간을 변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