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을 대폭 삭감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09년 예산 편성과 관련, 매년 국고에서 출연하던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일반회계 전입금 130억원을 전액 삭감키로 했다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 통보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요청한 내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 174억원 중 29억원을 삭감했다. 문광부가 미리 28억원을 삭감해 신청했기 때문에 올해 편성됐던 예산 202억원과 비교하면 57억원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대폭적인 예산 삭감은 현정부가 지역신문을 왜 국가에서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

지역신문발전기금은 2005년 제정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에 따른 것으로 건강한 지역신문을 선별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서도 찬성해 여야합의로 제정한 법률이다. 그럼에도 정권이 바뀌자마자 기금지원 예산을 축소하는 등 지역신문 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취하는 것은 현정부의 지역신문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신문은 조중동과 같은 거대신문이나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지상파 방송, 신문·방송 이상으로 여론주도력을 확보한 포털 등과는 그 개념이 다르다. 지역민들의 생활 속에 뿌리를 둔 풀뿌리언론이기 때문에 경영적 자생력을 갖추기가 타 매체에 비해 훨씬 어렵다. 하지만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지역신문 종사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줬고 지역신문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 3년간의 기금지원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지원을 축소하거나 없애려고 하는 것은 그동안 지원한 효과조차 물거품이 되게 하는 것이다.

때문에 지역신문이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존재라고 인정한다면 지역신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해서는 안된다. 지역신문이 발전한 선진국에서도 지역신문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또한 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언론재단 등 신문 관련 기구들을 통폐합하려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발상이다. 왜냐하면 지역신문 발전을 지원하는 위원회를 일간지와 관련있는 3개 기구와 통합시키면 지역신문 지원은 곁다리에 불과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간지와 관련된 3개 기구는 통합하더라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독립적 기구로 존치 시켜야 한다. 아울러 한시법인 특별법을 영구법으로 전환해 각 지역마다 건강하고 경쟁력 있는 지역신문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 문제는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이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한나라당과 현정부가 지역균형발전에 부정적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