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열 시장이 민선 4기 후반기 시정방향을 깨끗하고 푸른 원주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고 한다. 매우 바람직하고 환영할만한 결정이다.

사실 지난 4~5년간 원주는 모든 정책이 도시개발에 맞춰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도심 곳곳이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파헤쳐지면서 난개발로 인한 환경파괴가 우려할만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제 원주 도심은 사람들과 자연이 숨 쉴만한 녹지공간은 찾아보기 힘든 정도가 됐다.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본격화 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니 사업이 완료돼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이전을 시작하면 각종 개발이 더 기승을 부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뿐만아니라 인구는 30만명을 넘어선 이후에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인근 횡성, 영월, 심지어는 강릉에서까지 원주로 이전하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원주시가 예상하고 있는 인구 50만 시대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보다 인구가 20만명이상 증가한다는 것은 엄청난 면적의 녹지나 농지가 사라져야 한다. 이러한 도시발전은 필연적으로 환경파괴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다.

이미 원주는 전국에서 온난화 속도가 가장 빠른 도시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원주의 온도상승은 전국 평균보다도 2배나 빠르다.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도시개발로 인해 도심내 녹지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견해다. 급속한 온난화 원인이 개발이라고 전제한다면 향후 원주 온도는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도시개발에 대한 분명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 파괴하기는 쉬워도 되살리기는 힘든 게 환경이기 때문이다. 시민들 중에도 도시규모를 늘리는데 욕심을 내기 보다 삶의 질을 높이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해 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김기열 시장이 남은 2년의 임기를 깨끗하고 푸른 원주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바라기는 원주시의 이러한 계획이 단편적인 환경개선 차원을 넘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 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다. 임기내에 가시적인 실적을 내려고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도시정책의 전반적인 기조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모든 원주시 행정을 친환경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적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또한 시민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환경을 도시정책의 최우선 기조로 삼는다는 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시민사회가 환경도시 원주를 만든다는데 뜻을 같이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