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로 접어들면서 에너지 절약이 국가적 과제로 등장하자 원주시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10년전 자전거 시범도시로 선정된 뒤 많은 예산을 투입해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고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원주시가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나선 것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환영할 일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심이 높다. 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주요 교통수단에서 밀려났던 자전거가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자동차 배기가스가 지구 환경에 엄청난 폐해를 주고 있는데 반해 자전거는 환경오염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주시가 추진하려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시책도 보다 거시적인 목표를 설정해 추진됐으면 한다.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추진하다가는 유가가 안정되고 가격이 내리면 관심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을 위해 자전거를 활성화 시키려는 것과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하는 것은 추진 의지나 정책개발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적극적인 선진국들을 보면 도로에 대한 인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자동차가 중심이 됐던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다. 원주시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고도 활성화 되지 않은 것은 오르막길이 많아서가 아니라 도시 환경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도로를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한 시민적 합의를 이루는데서 부터 출발했으면 한다. 도로를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도시발전 방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자전거 이용 활성화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최근 북유럽 4개국을 다녀온 원주시의회 의원들이 제출한 국외연구보고서에는 지금 세계는 그동안 도시의 주인으로 자리잡고 있던 빌딩, 자동차, 도로 대신 사람, 자연, 문화가 주인이 되는 혁명적 도시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의견을 적었다고 한다. 또한 브라질의 꾸리찌바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것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생태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세계가 이렇듯 도시개발을 바라보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 원주는 여전히 환경파괴적인 도시개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인해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친환경적 개발은 여전히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다행히 아직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지금이라도 친환경적 도시개발로 큰 방향을 틀어야 한다. 이러한 논의가 원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