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 원주시민은 후반기 원주시의회의 의정활동을 전에 없는 매서운 눈초리로 지켜 볼 것이다.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 적잖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치 못하고 달라진 것도 나아진 것도 별로 없는 작금의 상황 속에 정당공천제라는 악법까지 등장하여 지방의회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놓더니 급기야 지난 전반기 의회에서 그들을 뽑아 준 대다수 많은 시민들이 한사코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여론을 헌신짝 버리듯 외면한 채 결국 도에 넘치도록 의정활동비를 인상하는 뻔뻔스런 작태를 바라보며 허탈감에 빠진 주민들은 아예 '의회 무용론'까지 들먹이며, 지방자치제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지방의회인가 하는 한탄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선 유급제, 후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주장한 당사자들이 열어가는 후반기 의회이기에 이제 그에 걸 맞은 요구 두 가지만 하겠다.

첫째 연구하고 공부하는 의회가 되어 달라. 소지장선 양엽가변(蔬之將善 兩葉可辨)이라고,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우리 유권자 스스로도 반성하고 탄복할 일이지만 '어중이 떠중이'를 가려내지 못하고 이제 와서 잘못 심어놓은 노란 떡잎에 거름 주고 물 댄다고 크게 나아 질리는 없겠지만 어찌하겠는가. 그래도 부단히 노력하고 연구하여 공무원들보다는 최소한 하나 정도는 더 알아야 날로 방만해져가는 지방행정을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해야 주민의 혈세가 헛되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능력 있고, 떳떳하고, 현명한 지방의원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의회 자체적으로 전문가와 이해관계 집단을 초청해 다양한 형태의 토론도 열고 이를 통해 전문적 지식과 정보를 흡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근한 예로 대전 서구의회 초선은 의정활동 전문성 제고를 위해 의원 자체 연구단체인 '더 드림(The Dream)'을 구성했고, 경상북도의회도 도정발전을 위해 관심 있는 분야에 관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8개의 의원연구단체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음을 주지하고 그들을 벤치마킹 해서라도 제발 공부하고 연구하는 기본 틀을 갖추기 바란다.

둘째 동민들과 소통하지 말고, 시민들과 소통하라. 국회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지방의회는 유권자들이 늘 지근거리에 있다 보니 지역주민들의 욕구와 원성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고 그 아우성에 귀 기울이다보면 자칫 골목대장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지방의회는 타협과 대화의 장(場)이자 정치의 장이다. 전체 주민들과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영리와 안위를 우선 생각하는 것이다.

원주시 발전계획을 바탕으로 하고 주민, 원주시와 끊임없는 의사소통 과정을 거쳐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지방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원주는 최근 들어 화장장 유치 문제를 비롯하여 지속적인 개발로 인해 지역 주민 간 분열 양상도 보이는 가운데 주민과의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의회가 결정의 공간이 아니라 시민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갈등을 중재·조정하는 공간으로 변모시켜 나가기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 역할을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한 층 요구되는 때가 바로 이번 후반기 의회이다.   

끝으로 이제 남은 임기 2년, 물밑 작업을 통한 다음 선거 전략에 근근하지 말고 공부하고 노력하여 전문성을 갖추고, 3만 동민이 아닌 30만 원주시민들과 소통하는 자세로 임하여 당당하게 유권자 앞에 나설 수 있는 원주시의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