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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든 촛불은 희망이다
2008년 06월 16일 (월) 김경현 신부(원주나눔의 집 대표)

광우병의 위험이 온존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밝힌 촛불이 한 달여 동안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이미 원주지역에서도 여러차례 촛불 집회가 개최되었고, 많은 시민들의 호응과 참여를 이루어 낸 것은 언론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촛불 집회가 처음 시작된 초기에는 쇠고기 수입문제 등 쟁점에 대해 찬반 양론이 존재하였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공방이 있었던 것으로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노출되는 더 많은 문제점과 공권력의 부적절한 대응,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 일부 언론의 본질을 흐리는 보도 태도(불순한 배후 세력의 존재 등)로 인해 오히려 촛불 시위의 양과 강도는 점점 높아졌었다.

알다시피 최초로 촛불을 들고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한 것은 청소년들이었다. 광우병 감염의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입된 다량의 쇠고기를 제일 먼저 그리고 제일 많이 접하는 곳이 학교 급식일 터이니 그들의 불안함과 요구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들의 정당한 항의가 한편으로는 침묵하고 주저하던 다수의 시민(대학생은 물론 각계 각층을 망라하여)에 대한 충격적인 각성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청소년들의 문제 의식과 항의를 불순한 세력에 의한 단발성의 가벼운 도발 정도로 치부하고 홍보하려는 측도 존재하였다. 이러한 의견을 지닌 계층에게도 계속된 촛불 시위는 충격이었다.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재협상을 위해 쳐들던 촛불은 치솟는 기름 값과 물가로 인해 고통받는 많은 서민들을 광장으로 나오게 하였다. 지난 6월 10일에 있었던 전국적인 규모의 촛불 집회에서 나온 구호와 이슈는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라는 한 가지 구호가 아니었다. 모두 너무 살기 어렵다고 한다. 필자가 일하는 복지기관의 후원물품과 금액이 현저히 줄어든 것만 봐도 그렇다.

선의를 가진 이들이 자신도 물론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작은 나눔과 기부를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작은 미덕으로 생각하였지만, 이제는 그들 또한 기부를 주저하게 한다. 미안해하며 짓는 그 한숨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모두가 부족해도 조금이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미덕이 사라져가는 세대, 어찌 그들을 탓할 것인가? 오히려 이렇게 우리를 메마르고 힘들게 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묻게 한다. 바로 촛불이 우리의 우매한 물음에 확실한 답을 제시하였다.

촛불을 든 사람들은 그 촛불에 자신의 어려움과 한숨, 염원을 담아서 토로했을 것이다. 그 염원이 처음에는 하나의 미약한 불빛일 뿐이었지만, 그 촛불 하나하나에 의미가 깃들이면서 이제는 희망으로 변하였다. 비록 빛은 사그라들고 숫자는 점점 작아진다 하더라도 결코 많은 이들의 희망과 염원까지 꺼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의 비판을 피할지는 모르나 수많은 시민들이 치켜든 그 불빛의 간절함과 외침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 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점화한 촛불을 이제 우리 모두가 성찰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촛불은 점점 완고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우리 세대에 대한 작음 울림이었다. 겸손하게 내 앞의 불을 밝힌 촛불이 내 이웃에게 전달되고 점점 널리 퍼져서 아직도 캄캄하기만 한 어둠의 세대를 환히 밝혔으면 하는 바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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