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대와 강릉대 통합교명 변경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까지 반대운동을 주도하던 원주대 동문회에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간담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강도높은 발언들이 쏟아졌다고 한다. 또한 간담회를 마친 뒤에는 통합무효 선언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서도 발표했다. 촛불집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대의 일방적인 행보에 속수무책이던 상황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시의회까지 가세해 문제해결에 나선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강릉대 통합교명 변경 문제는 원주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원주시민의 자존심과 관련이 있는 문제다. 때문에 힘들다고 해서 슬그머니 물러설 문제는 아니었다. 더구나 원주대 동문회를 중심으로 통합 합의이행 원주권 추진위까지 결성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사회단체와 의회까지 가세해 문제해결에 나섰는데도 풀지 못하면 자존심에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모양으로든 강릉대가 절차상의 문제를 인정하고 원주시민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더이상 물러 설 곳이 없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수개월에 걸쳐 법정투쟁까지 벌이는 등 애를 썼지만 원주대 강릉대 통합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아는 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시민들에게 올바로 알려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그래야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번에 함께 하기로한 시민사회단체들 속에는 원주를 대표하는 시민단체들 대부분이 빠져 있다. 저간의 사정은 모르겠지만 이들이 이 문제에 함께하도록 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직도 충분한 인식의 공유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촛불집회 등을 계획하는 것도 방식에 있어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원주 도심에서 수백명이 원주대강릉대 통합무효를 외치는 것도 좋겠지만 이 문제는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가 구체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압박해야 조기에 해결할 수 있다. 이쪽에서는 열심히 떠드는데 상대가 못들은 척하거나 잠시 숨을 죽이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맥 빠지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상대는 강릉대 지휘부와 강릉 시민사회 그리고 통합을 이끌었던 원주대 황병수 학장 등 보직교수들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떠들었지만 상대는 저러다가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바라봤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집회를 하더라도 강릉대나 원주대 앞에서 해야한다. 특히 강릉대가 약속을 어긴 배경에는 강릉 지역사회가 있기 때문에 그들도 원주시민들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