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주 도심에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불법현수막을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대단히 큰 변화다.

불법현수막 문제는 본지가 지난 10여년간 끊임없이 제기해 왔던 사안이다.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합법적으로 현수막게시대에 게첩하는 사람보다 불법을 자행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불법현수막은 해결 불가능한 도시문제로 인식될만큼 개선이 어려웠다. 그렇다고 원주시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이런저런 방법으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그럼에도 지역신문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자 원주시 관계자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니 기사를 그만 썼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지난 4월부터 대로변에서 불법현수막이 사라졌다. 처음에는 이러다가 말겠지 했지만 3개월이 돼가는 지금까지 불법현수막 없는 도로 모습이 유지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지난 10여년간 그렇게도 해결하지 못하던 일이 아닌가.

어떻게 한 순간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을까. 그렇다고 원주시 불법현수막 정책이 엄청나게 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데는 한 공무원이 있었다. 단정적으로 말하는 데 무리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광고물을 담당하는 부서에 임대규 담당이 부임하면서 불법광고물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런 결과를 만들어낸 것일까.

임 담당이 한 일은 그리 대단한 일도 새로운 일도 아니다. 주말마다 도심 곳곳에 걸려있는 불법현수막을 철거한 것뿐이다. 이 일에는 도시디자인과 직원들이 조를 편성해 참여했다. 또한 불법현수막을 붙이는 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재발할 경우 고발하겠다는 공문을 꾸준히 시행했다. 광고물 제작업체에도 불이익을 경고했다. 지금까지와 다른 것이 있다면 이러한 일을 꾸준히 그리고 철저하게 실천했다. 불법광고물을 붙이던 업체들도 원주시가 일관되게 행정을 펼치자 불법현수막을 붙이는 것이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 결과 주말철거를 처음 시작할 때 150~200개에 달하던 불법현수막이 지금은 30~40개로 줄었다. 분명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 시사하는 것은 행정은 원칙에 충실해야하고 일관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무원 한사람의 생각과 의지가 엄청난 힘을 갖고 있으며 도시를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혹자는 별 것 아닌 것을 지나치게 확대해석 했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난 10여년 동안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불법현수막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이면에는 적지않은 민원에 부딪치면서도 일관된 행정을 펼친 공무원이 있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