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경우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치악산 한우 브랜드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잘 진행될지 걱정이다. 모든 한우농가가 마찬가지겠지만 우선 가격 경쟁력이 미국산 쇠고기에 밀리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는 것이지만 재협상을 한다고 해도 수입자체를 안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어서 치악산 한우 브랜드사업은 시작부터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원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사육두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학교급식으로 납품하고 원주 소비자들이 구입해 주면 판매를 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사육두수가 늘어나면 다량 소비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가격과 품질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지난주 원주의대 옻사업단은 원주에서 채취한 옻을 소재로 연구한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그중 옻 추출물로 피부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것이지만 인간에게도 같은 효과가 난다면 원주 옻을 산업화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옻 산업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만한 실험결과들이 다수 발표됐다.

또한 최근에는 옻을 음식에 응용한 전문식당들이 하나 둘씩 문을 열고 있다. 원주시도 옻 재배단지를 대규모로 조성하는 등 옻 산업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치악산 한우 브랜드사업이나 원주옻 을 산업화하는 사업이 나름대로 잘 진척되고 있다는 소식은 고무적인 일이다. 지역민들의 수입이 증가하고 고용이 창출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특산품을 육성하거나 지역특화 사업을 추진하는 일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농산물이든 공산품이든 원주서 생산되는 모든 것이 경쟁력을 가졌으면 좋겠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지역특화사업도 마찬가지다. 의료기기 산업이 원주대표산업으로 자리잡게 되기까지는 많은 예산과 시간이 투입됐다.

따라서 특산품 육성이나 특화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선택과 집중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자칫 모든 부분을 육성하려고 욕심을 내다가는 어떤 것도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하고 예산과 역량을 집중시켜 한가지라도 확실하게 키우는 것이 실질적인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을 다시 한번 면밀히 검토해 우선순위를 가리고 보다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과감한 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