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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철학·사상이 깃든 도시, 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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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21일 (수) |
곽병은(부부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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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 오사카에 있는 한 민간단체회원들이 갈거리사랑촌과 십시일반(무료급식소)을 방문하고 갔다.
이들은 3년째 원주를 방문하고 있는데 10여 일간의 한국여행에서 이틀간 이곳을 방문하여 봉사도 하고 관광도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올해는 원주를 가장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되는 단구동에 있는 토지문학공원과 중앙동에 있는 무위당기념관을 소개했다. 이들은 두 곳을 다녀와서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더욱이 이들도 일본에서 생명과 자연생태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 그 감동이 더했던 것 같고 어떤 이는 평생 원주를 못 잊을 거라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가끔 내가 살고 있는 원주지역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누구일까를 생각하곤 한다. 혹자에 따라서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먼저 장일순, 김충렬, 박경리 선생님들을 떠올려 본다. 이 분들은 오랫동안 각기 다른 분야에서 지역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지역주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온 지역의 정신적 스승이고 한국사회에 미친 영향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장일순 선생님은 한살림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을 비롯하여 우리나라에 생명사상을 뿌리내리게 하셨고 한국 민주화운동에 큰 역할을 하셨으며 서화가로서도 뛰어나셨다. 김충렬 선생님은 원주에서 유일한 학술원 회원이셨고 한국 동양철학의 중추적인 대학자이셨으며 중국철학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셨다. 박경리 선생님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장편소설 토지를 통하여 순수한 작가의 모습과 열정을 보여주셨고 생명사상을 전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지학순 주교님과 문창모 박사님도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인물임에 틀림없다.
지금까지 원주는 인구 50만 목표를 정해놓고 개발위주의 정책을 펴왔으며 혁신도시와 기업도시가 진행 중에 있고 원주 시내가 점점 개발되어 주변지역으로 확장일로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지역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실질적으로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의 건강과 행복을 높여주는 환경이나 문화발전은 지역정책에서 등한시 되어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소득 2만 불, 세계 11위의 경제상위국가에서 이제 물질적 풍요보다는 문화적 욕구를 해결해 주는 것이 주민의 삶의 질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선진국을 여행하고 와서 그 나라 도시의 번화한 발전보다는 그 나라에 잘 보전된 자연환경과 전통을 지켜온 문화에 부러움을 느끼고 돌아온다.
이번 주 토요일(5월 24일)에는 장일순 선생님의 14주기를 기하여 (가칭)무위당 생명평화기념관 준비위원회 창립총회가 있을 예정이고, 얼마 전에 돌아가신 김충렬 선생님은 그 가족과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안창리 생가 인근에 (가칭)중천철학도서관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그리고 최근 고인이 되신 박경리 선생님이 사시던 곳으로 원주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앞으로 이 분들에 대한 역사적인 평가가 더 이루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역사적 가치는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분들에 관한 정확한 자료와 유품 및 여러 흔적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다행히 이 분들의 생가가 잘 보존되어 있다. 지역문화발전과 역사보전 차원에서 시민과 관련 민간단체, 원주시가 서로 협력하여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또한 전국적으로도 한 지역에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들이 모여계신 곳이 흔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 분들의 기념관이나 문학관과 같은 역사문화 유적지가 앞으로 좋은 지역 문화관광의 자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만 전 원주를 다녀간 일본인들 같이 오랫동안 잊지 못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문학·철학·사상의 도시, 원주를 그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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