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건설계획,
충북 괴산군 반대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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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지역은 공론화 미약
시민·사회단체 나서야

　지난달 3일 충북 괴산군은 전국 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한반도 대운하 건설계획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물론 대운하 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는 아니고 터널 통과지역에서 터널 없이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이른바 '스카이라인' 방식이 검토되자 이에 대해 '한반도 대운하 괴산군 통과 지역 검토(안)'을 마련하여 반대하게 된 것이다. 지자체에서 공식적으로 반대를 하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부의 시책에 대해 해당 자치단체에서 공식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자체의 공식 입장 발표를 끌어내는 데는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괴산지역 32개 농민·시민단체가 운하 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을 위해 대책기구를 발족하여 적극적으로 공론화시킨 것이 지자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이다.
　그동안 원주는 한강 본류가 흐르는 지점에서 약간 비켜나 있다는 생각에서 대운하 건설에 대한 공론화가 미약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운하가 지나갈 지역을 직접 방문해 보면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문막에서 부론을 거쳐 귀래까지 이르는 남한강은 경기도 여주와 충북 충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남한강변은 그 풍광이 뛰어나고 생태적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 둑을 높이 쌓고 강바닥을 파서 배가 다니게 하면 당장은 세 개의 지역이 그리고 원주시 전체가 그 영향권 안에 들게 될 것이다. 그런데 원주시는 물론 국회의원도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거의 없는 편이다.
　흐르는 강물을 파고 둑을 쌓아 큰 배가 운항하게 한다는 구상은 지금껏 산을 뚫고 길을 닦아 길을 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원주는 이 문제가 이슈화 된 적이 아직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논의가 미약한 것에 대한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본 괴산군의 예를 보아 지자체에서 먼저 이를 공론화 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사회단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원주에서도 이에 대응하는 모임이 생기고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멀쩡한 강을 파서 배가 다니게 한다는 구상이 처음에는 힘을 얻어 찬성의 목소리가 컸었지만 올해 들어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대운하라는 발상 자체가 국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서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제 공론의 장을 만들어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전면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자체는 이에 대한 의견을 이러저러한 이유로 외면하지 말고, 각계의 의견을 소중히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전문가의 의견과 지역주민의 실생활에 관련한 의견들을 모두 꼼꼼히 듣고 챙기는 지방정부의 성실함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정부 차원의 사업에 지자체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다원화, 지방화 시대에 걸 맞는 올바른 행동 양식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