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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활용과 문화공간 확보의 필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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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06일 (화) |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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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속보 뉴스로 접한 박경리 선생의 입원소식은 원주시민들에게 충격이었다. 선생은 토지라는 작품을 통해 일제의 억압 속에서 우리의 것을 지키려 저항했던 시절 이 세상에 생을 받아 나온 모든 생명들이 삶의 부조리에 대응하여 살아남는 모습, 존재의 본질적 추구를 보여줬고 그것을 통해 큰 위로를 받았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암울했던 시기를 같이 했던 원주시민들은 선생이 언제나 해 떨어지기 전에 일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단구동으로 내려오셨듯 병상에서 훌훌 털고 일어나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시길 바라고 있다.
원주시민은 토지문학공원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고단한 삶을 위로받고 있다. 공원 옆 패랭이꽃 그림책버스에서 그림책을 읽었던 어린이들이 훗날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알며, 자신의 삶과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풍요로운 어른이 될 것임을 확신하기에 박경리 선생이 가슴속에 영원히 같이 하시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원주에 유치하고 나서 가장 먼저 나온 화두는 '문화도시'였다. 도시의 물리적인 확장과 개발 못지않게 지역주민의 정주성은 환경의 쾌적성과 문화향유를 통한 삶의 질에 있다. 동시에 21세기는 시민들의 창의적인 역량에 의해서 도시가 발전하기 때문에 문화를 통한 도시 만들기는 당연한 흐름이기도 하다. 도시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원주 문화시설의 상황을 역설적으로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문화적인 인프라를 말할 때 하드웨어와 콘텐츠, 문화정책, 인적자원을 말하는데 가장 시급한 것은 문화 하드웨어와 인적자원이다. 30만 도시에 5개 대학이 있음에도 음악학과와 순수미술학과가 제대로 존재하지 못하는 현실은 매우 아쉽다.
필자는 지난해 가을 일본 가나자와시의 시민예술촌을 찾은 적이 있다. 문을 닫은 방직공장을 시가 매입해 개조하여 시민자원봉사활동으로 24시간 365일 음악, 미술, 연극을 위한 창작과 연습공간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연간 19만 명의 시민이 찾아와 여가와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물론 전업 작가들을 위한 창작공간은 교외에 창작의 숲이란 이름으로 마련돼 있었다.
문화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첫째,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 코펜하겐의 오페라극장처럼 거대시설을 짓는 것이다. 둘째, 도시의 낡고 낙후된 공간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전주시가 동문거리의 빈 점포를 임차해 작가들에게 재임대하는 '창작스튜디오 거리조성'이 좋은 예이다.
원주도 앞으로 중앙선 철도 노선변경으로 발생할 폐역사를 테마 갤러리화하고, 문 닫은 영화극장을 리모델링하여 창작 및 공연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의 충분한 인프라를 활용하여 공연과 전시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한강수계기금을 활용하여 구도심 재생의 일환으로 홍대 앞 상상마당과 같은 아트센터를 건립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자치센터의 통폐합 문제가 흘러나오고 있다. 원주도 예외일 수 없고 이 공간들을 문화적인 공간으로 우선 확보해 주길 바란다.
문화는 자신들의 삶을 반성하는 거울이다. 치열한 작가정신에서 탄생한 예술작품을 통해 삭막해져 가는 자신을 위로하며 사회에 대한 선한 가치를 생각한다.
원주는 이미 시민들이 400여개의 문화예술 동아리에서 스스로 문화를 즐기고 이미 일상적으로 향유가 아닌 자발적인 창조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공공영역에서 전업작가는 물론 시민작가들에게 24시간 창작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할 시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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