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내달부터 중앙로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사업에는 2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관을 해치는 전봇대 등을 지중화하고 도로도 새로 포장한다. 간판도 재정비한다. 거리가 조성되면 프로그램 운영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원주시가 이처럼 많은 예산을 투입해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한다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이마트가 생기고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 등 유통환경이 변하면서 침체에 빠져있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분명히 할 것은 건물을 소유한 자가 아니라 점포를 임차해 장사를 하는, 그중에도 힘들게 살아가는 상인들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에 어처구니 없는 소리가 들려 기분이 좋지 않다. 중앙로 주변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대폭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의 거리가 조성되면 장사가 잘 될 것이므로 그에 걸맞는 임대료를 받겠다는 발상이다. 건물 임대료를 올리건 내리건 제3자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양심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의 거리가 조성돼 매출이 크게 오른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임대료를 올리는 행위는 제사에는 관심이 없고 젯밥에만 관심이 있다는 옛말과 다름이 없다.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상인들이다. 시 예산을 투입해 기반시설을 갖춰 주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자구적 노력이 있어야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거리는 깔끔하게 단장했는데 점포들은 변한게 없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반대로  점포들마다 개성을 살린 외형적 변화가 동반된다면 시민 즉 고객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또한 서울 인사동 거리처럼 원주 문화의 거리하면 연상될 만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상인들의 단합과 양보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건물주들이 해야할 일은 임대료를 내려서라도 임차한 상인들이 리모델링 등 변화를 모색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줘야 한다. 문화의 거리가 성공해야 건물의 재산적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중앙로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면 일반인에 비해 잘사는 사람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자신의 재산적 가치가 올라간다면 최소한 이에 상응하는 사회적 의무를 해야 한다. 그래야 가진자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결론적으로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착공도 하기전에 임대료를 올리는 행위는 재래시장이 활성화 되기를 바라는 많은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이제라도 중앙로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