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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
차별의 뿌리는 나와 다른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
화려하게 지어진 건물과 수 천만원을 호가하는 소나무 숲, 실개천이 흐르는 원주시청 앞뜰에는 4월 15일부터 중증장애인들의 노숙농성이 시작되었다.
얼핏 지나치다 보면 휠체어 몇 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곳을 지키는 중증장애인들에겐 삶에 대한 절실함이 배어있다.
4월 20일 28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는 원주시는 기념식을 통해 원주의 장애인 복지 향상을 말하겠지만 농성 중인 중증장애인들은 사회적 차별과 빈곤, 소외를 말하고 있다. 최소한 장애인의 날 만은 마치 장애인이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차별 없이, 아니 아주 특별하게 대접받는 날이 돼야 한다. 치악예술관에서 장애인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평소에 외출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공원이나 놀이동산에 데려가 마치 장애인의 권리가 모두 보장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왔다.
지난해 원주의 장애인의 날 행사에서 외빈으로 온 한 분이 장애인의 날을 축하한다는 말에 장애인들은 장애가 축하받아야 할 일임을 처음 느꼈다고 한다.
중증장애인들은 365일 집 안에만 갇혀 지내다, 4월 20일 단 하루의 행복을 위해, 원주시의 예산과 관변단체가 동원한 행사에 참여해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받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정작 365일 동안 노동, 교육, 문화, 정보접근 등 모든 사회 영역에서 배제당해 오다 이날 하루만 차별과 소외가 없는 세상을 두고 복에 겨워하며 좋아라 외쳐야 하는 장애인들이 과연 행복해 할까?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아 매일 외출하지 못하는 장애인이 40%에 달하고, 70% 이상의 장애인들이 실업에 허덕이고 있으며, 50%가 넘는 장애인들의 학력이 겨우 초등학교 졸업 이하라는 지표와 권리 요구는 장애인의 날에 부각되지 못하고 원주시 차원의 화려한 행사 덕분에 묻히고 만다.
장애인의 날을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로, 다른 한편에서는 장애인을 억압하고 차별하는 자들에게 면죄부를 씌워주고, 사랑과 봉사의 이름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사회구조를 강화시키는 장애인의 날 모든 행사를 거부하고, 장애인의 인간적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장애인의 날을 2001년부터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 당당히 선언했다.
원주에서도 장애인 차별철폐와 생존권 확보를 위한 공대위가 꾸려지고 10대 요구사항을 시청에 전달하였다.
요구사항은 ①활동보조서비스 확대 ②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 ③장애인 이동권 보장 ④장애인 복지관 증설 ⑤장애인 주거권 보장 ⑥장애인 노동권 보장 ⑦장애아동 교육지원 ⑧장애인 평생교육지원 ⑨통합어린이집 확대 ⑩예산확대와 협의기구 구성이다.
원주시는 장애인들의 요구사항을 과도한 요구라고 말하지만 비장애인들은 모두 누리고 있는 삶이란 걸 기억해야 한다. 차별의 뿌리는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