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지원과 관리 위한
기능이 전체업무의 60%
시민 위한 서비스에 많은
예산·인원 배치 바람직

　클래식 음악감상을 취미로 한지 언 30년이 되었다. 아직도 미로 속을 헤매듯 오디오를 바꿈질 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갖고 싶었던 알택 604-8G를 20여년 가까이 모시고 있다. 최근 이사하며 약간 넓은 공간에서 오디오를 듣게 되면서 볼륨을 올리면 이웃에게 피해를 준다고 집사람이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 그래서 아예 스피커를 12인치 자이스이콘이라는 것으로 바꿔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실내악을 중심으로 듣는 길을 택했다.
　그런데 볼륨을 올리는 것보다 더 좋은 소리 결을 느끼려면 양 스피커를 삼각점으로 해서 조금 가까이 다가가서 듣는 것이 볼륨을 높이는 것보다 좋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스피커를 고객이라고 하면 스피커에 다가가서 귀를 기울이는 것이 고객만족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권위주의(권력을 앞세운 강요되는 존경심)시대를 지나 권위(고객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심)를 가져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목소리만 높인다고 효율성이 높아지는 시대는 지났다. 공공기관이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더 가까이 고객에게 다가가 살펴보고 그 반응을 조사하여 행정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고객인 시민들에게 거드름을 피우고 호통을 치는 시대가 권위주의시대의 행정이었다고 하면 이제는 고객인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를 더 고민해야하는 권위의 시대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내부구성원들끼리만 바쁘다. 고객인 시민을 위한 서비스에 업무비중이 높아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거의 60%이상이 직원들의 지원과 관리를 위한 기능이 중심이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농협직원을 위한 조직으로 바뀌었다고 농민들 불만이 높다. 지방자치단체도 농협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조직진단을 한 자료들을 보면 조직을 위한 조직이 60%나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조직을 위한 조직인 총무과나 예산부서 등의 공무원이 인사상 더 특혜를 받는다. 이미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도내에서도 강릉시가 사업부서를 조직배치도상에 1부서로 배치한 바 있다. 강릉이외에도 전국에 많은 광역·기초자치단체들이 시민들에게 서비스하는 사업중심부서에 힘을 실어주기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원주시도 조직과 기능을 고객에게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 현장중심의 서비스, 시민들을 위한 사업 중심의 서비스에 더 많은 예산과 인원을 배치하여 시민만족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을 것인가를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원주시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시민만족도를 정기적으로 조사하여 시정운영과 인사 등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 이미 부산시는 많은 예산을 들여 CRM이라는 고객관리전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인 시민들이 행정서비스와 관련한 일을 언제 어디서고 유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서비스를 요청하면 기록으로 남겨 관리하고 조치해주는 시스템이다. 24시간 관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주기적인 평가와 관리는 원주시정이 고객중심으로 바뀌는데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이든 볼륨만 높이는 조직운영이 아니라 스피커에 다가가 고객인 시민들의 소리를 듣고 균형 있는 행정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뭔가 바뀌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원주가 원주시민들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