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독서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대학에서 논술시험이 당락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가 어디있든 자녀들에게 책을 읽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관심을 갖지 못하는 가정의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대다수는 학교수업이 끝나면 부모의 무관심속에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나마 가정형편이 나은 아이들은 교과와 관련된 학원을 다녀오는 것이 우리 아이들 대부분의 하루 일과다.
　그런 점에서 2년전 시작된 초·중학교 방과후학교는 우리 교육의 문제를 개선하는데 단비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는 있다. 방과후 학교가 운영되는 시간은 대부분 낮시간이다. 밤 시간대에는 학원을 다니지 않는한 집에서 텔레비젼을 보거나 컴퓨터 오락에 빠져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각 학교에 설치돼 있는 도서관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학교 도서관 대부분은 일과시간에만 개방하고 있다. 이유는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학교에 부속돼 있는 도서관을 야간에 개방할 경우 시설을 관리할 교직원이 상주해야 하는데 현재 여건으로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한 전기세 등도 학교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아예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
　학교도서관을 야간과 휴일에도 개방하고 시설관리나 아이들 지도를 전직 교사나 아이들을 지도할만한 노인들에게 맡기면 어떨까. 후학 지도에 뜻이 있는 노인들 중에 자원봉사할만한 사람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관리에 따른 인건비를 준다고 해도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은 아니다. 인건비와 전기세 등 최소한의 운영비를 원주시가 지원한다면 학교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자치단체에서 이런 비용까지 지원해야하느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지역 인재를 키우는 일에 그 정도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잘못됐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교육자치가 이루어진다면 당연히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와함께 학교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는 운동이 펼쳐졌으면 한다. 대부분 가정에는 자녀들을 위해 구입한 책들이 엄청나게 많다. 이 책들은 자녀가 자라면 아는 사람에게 물려 주기도 하지만 버려지는 것이 더 많다. 이 책들을 학교도서관으로 모으자는 것이다.
　학교도서관 활성화는 사실상 작은도서관을 곳곳에 만드는 것과 같다. 독서를 지도해 주는 상근 관리자가 있고 웬만한 도서관 못지않은 장서를 갖춘 도서관이 집 근처에 하나씩 들어서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책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데 이처럼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