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사람의 정서가 담긴,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옛길 복원에 힘써야

　원주시는 전국에서 2만명이 참여하는    '2008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걷기대회'를 치악산에서 오는 5월 31일 개최한다고 발표하였다. 실로 반가운 일이다. 원주시는 행사가 치러질 곳은 문화와 역사자원이 풍부하고 금강소나무 군락지(황장금표)로 천연림과 계곡이 어우러진 옛길로 지역문화, 역사적 이미지 제고와 원주시를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길은 자연과 사람을 이어주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로이다. 언제부터인가 이 길의 주인이 사람이 아닌 우마차와 자동차가 되면서 자연을 사람에게서 멀리하게 하고 심지어는 마을공동체의 훼손도 가져오는 장치가 되어버렸다.
　원주는 어떠한가? 고속도로가 두개가 지나가고 철도, 4차선 국도가 서에서 동으로, 남에서 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내는 도시발전의 상징처럼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그 사이에 원주의 길마다 담겼던 정취도 사라지고 있다. 편의상 불렀던 A, B, C도로가 아직까지도 일부 시민들에 의해 불리고 있는 현실이 원주사람들의 길에 대한 인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번잡한 시내를 벗어나면 치악산과 남한강과 섬강을 옆에 끼고 걸을 수 있는 운치 있는 길들이 너무 많다. 치악산 너머 횡성 부곡사람들이 넘나들었다는 곧은치, 반곡역을 빠져나가 치악산으로 빨려 들어가는 중앙선 철로, 부론 남한강변 갈대밭길, 시내를 가로질러 섬강으로 흘러드는 원주천, 시내 곳곳의 자전거 도로 등 원주의 산길, 찻길, 물길은 원주사람들의 정서를 담고 오늘도 흐르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 그 길들이 소중한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도시에 문화의 향기가 흐르기를 바란다면 우리의 소중한 길들을 복원해 내고 그 길에 생명을 불어 넣어야 한다. 도시디자인과 공간디자인이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접근이 근래에 들어서 입안되고 있다. 원주는 너무나도 훌륭한 길들을 아직까지 잘 보존하고 있고 국제걷기대회를 통해 여러 나라에 원주의 풍광을 알리는 이벤트도 매년 개최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중앙로 차 없는 거리 조성이다. 시청 신청사이전에 따른 구도심권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민관거버넌스를 통해 꾸준히 진행돼 왔으며 올해부터 시공관과 관광호텔구간 300미터에 25억 원을 투여하여 본격적인 시행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인 하드웨어 중심의 거리조성이 아닌지 되짚어 보아야 할 시점이다.
　첫째, 생명력을 불어넣는 거리여야 한다. 꽃과 나무가 자라고 휴게공간이 있는 생명이 숨 쉬는 거리여야 한다.
　둘째, 문화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지역의 예술인과 문화동아리들이 자유롭게 거리예술(busking) 표현의 장 기능도 일정부분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이야기 거리와 볼거리가 넘쳐야 한다.
　셋째, 지역의 색채를 투영해야 한다.
　원주의 색깔은 무엇일까? 바로 그 색채를 불어넣어야 한다. 다행히 중앙로에는 제일은행 건물, 강원감영, 옛날 극장 등이 존재하고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복원·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가능한 훌륭한 문화자산인 길들을 자족적인 여가공간 확충이라는 측면에서도 원주 문화지도의 구축, 원주천의 완전한 복원, 치악산 반곡역에서 신림에 이르는 철로의 활용방안도 진진하게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치악산 곳곳의 산길과 남한강 길과 섬강 길의 활용방안이나 보전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