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장애라는 신체적 범주로 구분되기 전에 인간이라는 보편성을 갖습니다. 인간의 역사를 "자신의 권리를 찾으려는 투쟁의 역사"라고 볼 수 있는데 장애인들이 살아온 역사야 말로 학대와 멸시와 무관심으로 점철되어 왔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가치를 노동의 생산성에 두어 규정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상품적 가치가 떨어지는 장애인들은 인간이라는 본질을 거세당하고 단지 시혜적 존재로만 취급되었습니다.
　일할 수 없는 장애인들은 골방이나 수용소에서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살았고, 노동력이 있는 소수의 장애인은 사회적 냉대와 제도적 차별로 인해 사회참여를 전혀 할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장애인이 생존권을 상실했다는 것은 일하는 인간이 자주성을 거세당했다는 것입니다.
　즉 장애인은 이미 인간이 아니라 기생적 범주에 불과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뜨겁게 불타올랐던 장애인의 생존권 투쟁이 이제 강원도에서도 시작이 되었습니다. 중증장애인들의 기본적인 권리와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합니다.
　중증장애인들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소외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지, 그들의 세상에는 무엇이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그동안 관심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중증장애인들의 현실을 외부에 알리고 같이 고민해보고자 하여 뜻을 같이하는 원주시민단체와 정당, 장애인 당사자들이 작년 11월 원주장애인차별철폐와 생존권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장애인들의 세상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습니다.　그동안 무관심으로만 대하여 왔던 장애인들이 과연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장애인들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우리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인간답게 살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원주지역의 중증장애인이 수용시설이나 집안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생활 할 수 있는 기반은 아직도 전무한 상황에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이 신체적, 경제적으로 자립 할 수 없음으로 인해 절대적인 빈곤 등 2~3중의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할 장애인복지정책은 전무한 상황이며 특히 비장애인중심의 사회적 환경을 구축함으로 인해 물리적인 사회참여 활동에 많은 제약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에 지역사회 내에서 일상생활 또는 사회생활에 있어 스스로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자립생활이 가능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반사업과 행정적 또는 재정을 지원함으로써 중증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생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원주장애인공동대책위원회의 활동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멸시받지 않는 그런 세상이 오는 날까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