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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맹부삼천지교' 눈길
"배드민턴은 우리의 삶" 최양호 씨 가족 이야기
2008년 03월 20일 (목)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 최양호 씨 가족이 모처럼 자리를 같이 했다. 왼쪽부터 최양호 씨, 둘째 영환, 첫째 영우, 아내 성복순 씨  
 

 안정된 직장과 생활을 포기하고
 원주로 배드민턴 이민을 온
 최 씨 부부는 요즘도 택시운전과 레슨, 미용실에 출근하며
 아이들을 뒷바라지 하고 있다.

 골프의 박세리, 야구의 선동렬, 농구의 허재. 이들의 공통점은?
 각 종목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라고 한다면 절반만 정답이다. 이들은 모두 '특별한', 보기에 따라선 '억척' 아버지를 가졌다. 어느 스포츠 스타치고 각별한 애정으로 뒷바라지한 부모가 없으랴만은 언론의 집중된 조명 탓인지 우리는 이들의 부모를 특별하게 기억한다. 또한, 이 아버지들이 자식을 위해 헌신한 뒷 이야기를 들으면서 때로는 미소를, 때로는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2008 독일 주니어 배드민턴 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최영우(진광고 2학년)에게도 특별한 부모가 있다. 영우의 부친 최양호(52) 씨는 배드민턴 동호인 사이에 유명인사다. 그는 엘리트 선수로 활약하진 않았지만 성인이 돼 접한 라켓으로 생활체육 전국배드민턴대회를 다섯번이나 제패했다. 최 씨의 지도를 받은 아내 성복순(44) 씨도 한 때 생활체육 배드민턴 여자부에서 전국 정상급 실력을 자랑했을 정도이니 최 군의 실력에는 집안 내력이 숨어있는 셈이다. 그 피가 어디갈까? 영우와 두살 터울의 막내 영환(진광중 3학년)이도 중학무대에서는 소문난 강자다.
 최 씨는 젊은시절 생활체육 코트를 석권한 실력을 인정받아 경기도 광명시 연서초교에 배드민턴 팀을 창단하고 15년간 지도자 생활을 했다. 아버지가 계신 학교 체육관에 자주 놀러가던 어린 영우가 셔틀콕을 접한 것도 그 때부터.
 처음에는 어린 아들이 큰 라켓을 휘두르는 모습이 마냥 귀엽기만 했단다. 하지만 연서초교에 입학한 영우는 곧 배드민턴에 두드러진 자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최 씨의 고민이 시작된다. 어린 아들의 자질과 꿈을 키워주기 위해선 더 좋은 훈련 여건과 자신보다 훌륭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좋은 지도자와 훈련 여건을 갖춘 곳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생활을 모두 포기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망설임 끝에 "이왕 이 길로 간다면 조금이라도 어릴 때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가족들을 이끌고 무작정 원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당시 원주에 연고가 있던 것도 아니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 줄 직장이 마련된 것도 아니지만. 최 씨는 "영우가 실력을 쌓기에 전통과 실력이 있는 진광중·고가 최적이라고 판단해 원주로 오게됐다"고 말한다. 손문배 감독과 서동진 코치 등 지도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들이 있다는 것도 결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큰 힘이 됐다.
 아내 성씨는 "넉넉친 않지만 안정된 삶을 모두 포기하고 아무런 준비없이 원주로 가자는 말에 내심 불안했었다"며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일이기에 묵묵히 남편 뒤를 따랐다"고 말한다.    
 그 때부터 최 씨 부부의 눈물겨운 뒷바라지가 시작된다. 원주에 정착한 첫해. 최 씨는 코치자리가 있던 경기도 의왕시로 출퇴근을 했지만 아들 뒷바라지에 시간이 모자라자 그 것마저 포기하고 택시영업과 배드민턴 레슨으로 가계를 꾸렸다. 아내 성 씨도 미용실에 나가 힘을 보탰다.
 영우도 부모의 이런 헌신적인 모습에 이를 꽉 물었다. 우산초교로 전학한 2003년 여름 전국 종별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진광중·고를 거치며 각종 전국무대를 통해 최영우란 자신의 이름 석자를 깊이 각인 시켰다. 영우가 큰 슬럼프 없이 전국 정상급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남다른 성실함과 집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비 고비마다 늘 자신을 위해 고생하는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렸음은 물론이다. 진광고 손문배 감독도 "비슷한 기량을 가진 또래 아이들을 제치고 영우가 앞서 나갈 수 있는 이유는 꾸준한 노력과 성실함 때문"이라고 말한다.  
 "영우가 자신의 속내를 잘 표현하진 않지만 아마 우리 부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최 씨는 아들의 마음 씀씀이마저 대견하단다. 요즘도 아들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국 어디라도 달려가 응원석을 지킨다는 최 씨. 대단한 열정이라 했더니 "해외는 못가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만 고작 가는 정돈데요 뭘."이라는 답이 되돌아 온다.
 영우와 동생 영환이가 국가대표가 되고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자 인생목표라는 최 씨 부부. 이들의 바람은 이미 반환점을 돌아 피니쉬 라인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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