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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개발에 철학을 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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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뒤, 20년뒤 원주는 어떤 모습일까?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유치하면서 시작된 원주의 변화는 평범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정신이 없을 정도다.
특히 곳곳에서 벌어지는 대형공사들을 볼때면 머지않아 원주 전체를 바꾸어 놓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10년정도만 지나도 지각변동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확 달라져 있을 것이다. 우선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는 도시지형을 바꿔 놓기에 충분한 대형 사업이다. 여기에 토지공사, 주택공사, 원주시 등에서 계획하고 있는 택지개발 면적을 합하면 700만㎡에 달한다.
그뿐인가. 앞으로 10년 동안 건립될 아파트를 다 합치면 2만세대는 족히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증가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그 숫자는 상상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올해 신축예정이거나 분양예정인 아파트만 해도 임대아파트를 포함하면 1만세대가 넘는다.
몇년전 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원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처한 입장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한 예로 혁신도시 보상을 들 수 있다. 혁신도시 전체 보상액은 3천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큰 차이가 있다. 백억원이 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백만원을 받은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혁신도시 때문에 떼돈을 벌은 반면, 어떤 사람은 오히려 살길이 막막해 졌다.
1~2년간 원주를 들썩거렸던 부동산 시장을 보면 더 한심한 생각이 든다. 한참 부동산 투기가 극성을 부릴 때 부동산 큰 손들은 원주에서 엄청난 이익을 챙겨갔다. 하지만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 프리미엄이라도 벌어보겠다고 뒤늦게 투기시장에 뛰어 들었던 순진한 서민들은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오히려 막심한 손해를 보고 있다.
돈을 벌은 건 외지사람이고, 손해는 원주 소시민들이 보고 있는 현실은 도시개발로 인한 과실이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것 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진행될 각종 개발사업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상인들도 울상이다. 인구가 증가하고 도시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대형 유통점들이 원주로 몰려들고 있고 심지어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들도 앞다퉈 들어오고 있다. 때문에 도시가 발전하면 사업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많은 소상인들은 종전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문제, 환경문제, 사회분위기 등 도시발전으로 인한 후유증도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도시발전을 이룰 수는 없는걸까. 전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구성원 모두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부작용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도시개발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도시개발에 철학을 담자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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