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점 고요한 날/ 차 향에 마음 실어 다향삼매/ 녹빛 싱그러움이 하늘을 닮았네/ 한 모금 마시고는 "좋다"/ 두 모금 마시고도 "좋다"/ 세 모금째는 "참 좋다". 동자승으로 유명한 원성스님이 쓴 시다.
　바쁜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며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이 있다. 치악산 황골에서 입석대로 가기 전에 위치한 주주산방(대표: 김정환)이다. 주주산방은 네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황토집과 전통차, 닭·오리 요리, 마지막으로 주주산방의 사계이다.
　김 대표가 6년에 걸쳐 지은 황토집은 굴착기로 나무를 옮겨 기둥을 세우고 황토로 지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지은 만큼 곳곳에 김 대표의 정성이 묻어있다. 가마솥, 장독대, 물레방아를 비롯해 오래된 타자기까지. 처음 주주산방을 찾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 보고, 사용했던 각종 물건이 곳곳에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옛 정취에 젖는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주주산방을 찾는 사람들은 왠지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김 대표는 "황토집을 짓기 위해 오랜 시간을 보냈지만 그 기간은 사회에서 생활했던 내 모습을 용서하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마시는 전통차는 주위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내는 수단이다. 국화차, 이슬차, 연잎차, 감잎차, 대잎차 등 전통차는 물론 보이산, 장뇌꽃삼, 인삼오롱, 안계철관음 등 평소 들어보지도 못한 차 종류가 60여가지에 이른다. 차값은 5천원부터 6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김 대표의 호가 이연(以然)인 것을 인용해 이러한 차를 마시는 곳을 이연다원(以然茶苑)이라 했다.
　차는 우려낼수록 색깔과 맛, 향이 달라서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주주산방의 주된 먹거리는 한방으로 요리한 백숙과 훈제구이 요리이다.
　산양산삼과 당귀, 마가목 등 12가지 약재를 8시간 동안 우려내 만든 산양산삼 토종닭 백숙은 주주산방에서 당연 최고의 음식으로 꼽힌다. 약재에 대한 효력을 얻으려면 오랜 시간 우려내야 하기 때문에 이 음식을 먹으려면 이틀 전에 주문을 해야 한다고.
　삼은 산삼, 산양산삼, 장뇌삼, 인삼으로 분류되는데 산에서 키운 산양산삼은 산삼에 가까운 효력을 지니고 있어 가격도 50만원대이다. 상황버섯 한방 토종닭 백숙은 12만원, 오리탕, 훈제, 구이 등은 3만5천원대이다.
　단체 손님을 위해 염소탕과 삼겹살 등도 판매한다. 이러한 요소 때문에 주주산방은 계절마다 다른 색깔을 띤다.
　주주산방의 또다른 매력은 계절마다 주변의 나무와 계곡 등이 표현하는 자태가 다르다는 것.
　김 대표는 "산속의 칡이나 쑥, 꽃 등이 모두 주주산방의 친구들"이라며 "자연 속에서 배우는 모든 것이 우리를 풍요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철 오래 알고 지낸 친구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으면 주주산방을 찾아달라"고 덧붙였다. ▷문의: 7319666(주주산방)
이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