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예농협 인근에 방치돼 있는 함체위해개소.

지상 2m 위로 말아 올리는 것이 원칙
최근 함체위해개소(통신케이블 종단장치인 함체가 낙하한 곳)가 자주 목격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은 뒷전이다.
이 광케이블 및 함체는 인도에 늘어서 있는 일부 전신주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바인드 작업(케이블을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는 지상 2m 이상으로 둥글게 말아 올리는 작업)을 꼼꼼히 하지 않아 낙하하는 일이 빈번하다.
문제는 이 같은 광케이블이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쉽게 훼손될 수 있어 자칫 주요기관 등의 통신마비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통신사업장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L씨는 "해당 케이블은 워낙 약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만일 낙하된 케이블을 누군가 훼손하기라도 한다면 은행 및 기업체에서부터 각 가정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이 같은 민원사례가 늘고 있지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직원들이 수시로 점검을 실시하고 있어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한 예로 원예농협 인근 함체위해개소의 경우, 줄지어 있는 3개소가 한꺼번에 방치돼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마트 주변의 미관저해와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민 L씨는 "해당구간은 사람들의 이동이 잦은데다 설령 밤 시간대 취객이 케이블을 훼손하기라도 한다면 감전사고의 위험도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이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잦은 함체불량개소가 발생,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있으며, 돌발행동이 잦은 어린이들의 안전사고도 우려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리주체 책임 소홀
함체개소의 관리주체는 해당 통신사업자로, 한국전력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해당 개소가 워낙 많이 분포돼 있어 일일이 관리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해당 사업자에게 미관을 해치지 않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게끔 정비작업 시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어 함체가 낙하하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업무에 종사한 제보자의 말에 따르면, "설치개소가 워낙 많아 한전에서 한다는 수시점검도 실제로는 잘 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정비작업 시 해당 시공자가 안전모 착용 없이 작업을 진행해도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일부 나태행정을 고발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낙하된 함체 발생 시 혹은 정비작업 시에는 경고문과 함께 관리주체 및 작업내용, 기간, 담당자, 전화번호가 명시된 명판을 반드시 해당 전신주에 부착해야 하지만 이 역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
한국전력 관계자는 "물론 작업 시 명판을 붙여야 하고, 명판 부착이 안 된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지만, 해당업무 종사자의 말에 따르면 "어느 통신사업장도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당 관리주체의 책임감 있는 작업유도를 위해 명판을 반드시 설치토록 하는 강력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감시·감독해야할 해당 기관 역시 최대한 제 역할에 충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