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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와의 전쟁
"진실과 거짓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 위협"
2008년 02월 04일 (월) 임종호(한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필자가 처음 홈피를 갖고 있었을 때 찾는 이가 별로 없어서 게시판에 단 글이 '악플보다 더 나쁜 건 눈팅'이라고 적었다. 왔다가 그냥 눈도장만 찍지 말고 제발 악플이라도 좋으니 한 줄이라도 남겨달라고 부탁한 말이다. 하지만 2007년 여름을 달구었던 분당샘물교회 교인들의 텔레반 억류 사건에 대한 수많은 리플들, 정다빈의 자살, 기부입학과 낙태설에 시달리는 장나라에 대한 악성루머,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 최근 가수 나훈아의 '벗을까요?' 기자회견 등을 보면서 전날의 게시판 글을 얼른 지우고 싶다.
 아무튼 굵직한 사회문제가 터지면 본질은 외면된 채 본질을 둘러싼 루머들이 본질을 호도하는 풍토가 사건보다 훨씬 크게 불거진다. 언론의 '미디어 상업주의'와 시청자들의 '집단적 관음증'이 합작해서 만들어낸 신드롬이 대부분이다.
 정보사회에서 활자화된 루머와 인터넷의 만남으로 확산 속도는 기하급수적이 됐다. 이쯤 되면 피해자들은 자신의 반론을 제기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왜냐하면 왜곡된 정보가 이미 사회적으로 묵인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두 가지 정도로 살펴보면, 먼저 우리 사회는 타문화를 받아들일 때 역기능적으로 먼저 받아들인다. 갑작스런 근대화를 이루어서 졸부들이 많다보니 돈 쓰는 방법이나 사용하는 문화를 모르고 돈을 흩뿌리는 경우가 많았고, 비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도   부정적인 매체로 사용되었다. 순기능으로 바뀌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인터넷 사용이나 루머 등에 대한 문화도 마찬가지이다. 구미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컴퓨터 사용 환경이 훨씬 좋은데도 불구하고 인터넷 속도가 빠르지 않은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다음으로는 나약한 맹종심리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비겁한 대리만족의 습관에 젖어있는 우리의 민족성이다. 온라인이라는 도구가 생겨나면서 우리 대중은 익명성을 이용해 그 누구라도 공격할 공격무기가 생겼다. 우리가 과연 오프라인 상에서 이렇게 남의 일에 관심이 많은가? 우리가 과연 당사자들을 직접 대면했을 때 그의 일상에 대해서 한마디라도 건낼 용기가 있는가? 그렇지 못하면서 왜 온라인에만 있으면 남을 그토록 난도질하는가? 그것은 아무런 사회화를 받지 못한 채 무질서적인 형태로 '카더라 소설'로 변해 확대 재생산되며, 진실과 거짓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난무하여 사이버테러, 스토커, 전자금융 피해 등으로 불특정 다수들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치 독일의 선전담당이었던 요제프 괴벨스는 '큰 거짓말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는 전형적인 선전선동 수법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를 극도로 단순화 하거나, 때로는 논점을 바꾸거나 흔들어 빠져나가는 수법을 사용한 전술가이다. 순진한 대중은 그럴싸한 말 한마디에 감동을 받고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히틀러가 죽은 후 하루 뒤에 포위된 벙커 안에서 아내와 6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동반 자살하였다. 이제 4월 총선을 두고 얼마나 많은 악플들이 난무할까? 이제 악플러들은 괴벨스가 어떻게 죽었는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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