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쇼를 하라 ~ '쇼' |
|
 |
2008년 01월 21일 (월) |
고창영 토지문학공원 소장
|
 |
|
|
|
|
"쇼를 해라, 쇼를 해! 아주 쇼를 하는 구만 쇼를 해!" 이 말은 그동안 칭찬의 의미가 아니라 비아냥거리는 말 언저리에 쓰였던 말 중에 하나다. 그래서 나름대로 어찌어찌 분위기를 살려보려고 열심히 몸짓으로 목소리로, 처절할 만큼 간절히 몸부림 쳤던 것들이 칭찬은 커녕 열심히 보여주려고 노력했던 사람이 오히려 부끄럽고 민망해 얼굴이 벌게 질 만큼 "쇼, 그만 하라"는 점잖은 충고(?)를 씁쓸하게 받아야 했던 말 가운데 하나인 것이다. 암튼 못 봐 주겠다고 하는 뜻에서 하던 이 말이 요즘 색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평소 손 전화는 그저 주거니 받거니와 문자 정도면 만족스러운 사람이기에 통신사에 관한 상세한 것은 잘 모르겠고 어쨌거나 언제부턴가 어느 광고 카피에서 적극적으로 나의 뜻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라는 메시지의 '쇼를 하라'라는 문구가 하루에도 수 십 번씩 귓전에 맴돌기 시작하면서 사뭇 이 말은 우리에게 또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중 할아버지 할머니 두 내 외 분이 나오셨던 효도 광고는 참으로 재미있게 보았던 터라 보고 나서도 어찌나 재밌던지 혼자 실실(?) 웃고 다닌 기억이 새롭다.
할아버지는 자녀를 향해 열심히 설명을 한다 "우리 아무것도 필요 없다" 할머니는 뒤에서 고장 난 텔레비전을 주먹으로 두들기고 있고 또 할아버지는 "우리 옆집 가서 보면 된다, 우리 아무것도 필요 없다" 하면서 그야말로 애교어린 작전(?)을 펼친다. 곧이어 시골집에 텔레비전이 들어오고 더 재밌는 것은 이번엔 콸콸 물이 넘치는 세탁기 앞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우리 아무것도 필요 없다" 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장면이다.
"살겠느니 못살겠느니 어느 집의 자식들은 어찌 했다느니 도대체 낙이 없다느니" 푹푹~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쉬면서 비교를 하는 모습보다 참 적극적으로 그야말로 멋진 쇼를 한 모습이 상실의 시대를 사는 요즘의 우리에게 모처럼 유쾌한 웃음을 짓게 해 준 광고였다.
그야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데 확실히 성공한 광고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보면 나를 알리려면 쇼를 하라는 것이다. 쇼를 하되 상대방도 나도 유쾌하게 이왕이면 억지로 마지못해 할 수 없이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자진해서 들어 줄 수 있는 멋진 쇼를 일상의 삶 가운데에서 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더 아름다운 것은 쇼를 하는 당사자보다 그 쇼를 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아 주는 눈이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애써서 자기 표현 하는 모습을 향해서 웃음지어주고, 박수 쳐 주고, 그 마음의 깊이를 헤아려 주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눈! 바로 이런 눈이 많을 때 훨씬 더 세상은 넉넉해지리라고 생각한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무안당하지 않고 자신을 표현 할 수 있도록 서로를 향해 박수를 보내주는 뜨거운 마음이 필요하다.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하나같이 이야기한다. 사람 때문에 사는 게 재미없기도 하고 사람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 일어서게 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속 앓이를 하기보다 멋진 쇼를 하자! 새해 상대방의 쑥쓰러운 쇼를 모른 척 긍정적으로 받아주자! 쇼를 하는 이보다 쇼를 따뜻하게 긍정적으로 받아주는 눈을 가진 이가 더 아름다우나니…. |
|
|
|
|
|
|
|
|
|
 |
전체기사의견(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
|
|
|
| 전체기사의견(0)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