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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 말 가다듬는 새해 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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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1월 14일 (월) |
임상철 상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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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정치는 살아있다고 한다.
이번의 대선에서 전라도는 전략적 투표를 하고 충청도는 실리적 투표를 했다는 평이다. 참여정부가 추진한 정책 중에도 국가 균형발전 정책과 대북정책은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왠지 표심은 전혀 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왜 그랬을까. 전략과 실리보다는 감성적 투표를 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아름다움과 나약함에 이끌리는 감성이 아니라 저주와 질시에 대한 반작용 감성의 결과이다.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혜택을 입는 곳은 전국토의 80%,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었지만 수혜지역의 주민들 모두가 참여정부로부터 등을 돌렸다.
그 위치에 걸 맞는 품격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
갈고 다듬어 빛내야 한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5년 내내 언어의 품격을 지키지 못했다. 취임초의 나이브(naive)한 말투는 억압과 형식에 얽매여 온 백성들의 맘을 다독이는 효과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말로서 말 많으니 갈등과 미움의 골이 깊어졌던 시기였다. 스스로의 격식을 망가트리고 품격을 떨어뜨리며 더불어 몰락해가는 저주의 길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최고 통수권자의 품격이 떨어지니 재상도, 장군도, 국민 모두의 꼴이 볼품없게 되었다. 임기 말에도 여전한, 아니 더욱 세련된(?) 대통령 말씀은 이해되지 않는다. 권좌에서 떠나는 심정이야 이해되지만 '소금을 더 뿌리면 깨지고 상처를 입더라도 계속해보자'라는 차기 정부 인수위를 향한 볼멘 소리역시 수준급이었다.
불경에서는 인간이 짓는 업에는 열 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몸으로 세 종류의 업을 범하며(身三業) 마음으로도 세 종류의 업을 범하고(意三業) 입으로 네 종류의 업(口四業)을 범한다고 경계하였다. 몸은 움직이기 쉽지 않고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입은 놀리기 쉽기에 나쁜 업을 지을 가능성이 보다 크기 때문일 것이다. 입으로 범하는 업의 종류 네 가지는 이렇다.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망어(妄語), 겉과 속이 다른 사탕발림의 기어(綺語), 남을 이간질 시키며 한입으로 두 가지 말을 하는 양설(兩舌), 욕지거리와 험악한 말(惡口). 노대통령이 지은 업은 어디에 해당될까. 아마도 악구에 해당될 것 같다.
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인간지사이다.
잘 숙성된 포도주는 은은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같은 포도밭에서 자란 포도 알 일지라도 어떻게 숙성하느냐에 따라서 품과 격이 달라진다. 아니해도 될 말 하지 말며, 해야 할 말 숨기지 말고, 한입으로 두말하지 말며, 남을 속여 이를 취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아름다운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말잔치가 아닌 말 숙성의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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