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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문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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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1월 07일 (월) |
김봉준((사)오랜미래문화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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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하나, 또 한해를 맞이하지만 해가 갈수록 사는 게 힘듭니다. 언제까지 가파른 팔부능선 같은 생활경제 환란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정치구호나 광고들은 화려하지만 희망은 내 주머니 것, 내 마음 속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우리 위대한 국민은 갖은 고난을 이겨왔다."고 국민이란 이름으로 위로하려고 하지만 오늘의 시민은 애국은 고사하고 고달픈 생존자입니다. 비정규직 860만, 청년실업자 200만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경제가 나쁘지 않다고, 세상 살기 좋다고 떠드는 말이 딴 세상 이야기 같습니다.
어느 누구도 나의 고난을 대신해 줄 수 없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거짓 희망을 말하느니 차라리 절망적이라고 말하는 편이 정직한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살아야지요. 절망의 밑바닥을 치는 절절한 희망에서 찬란한 무지갯빛 생명이 있습니다. 저 어둠 속 빛이야말로 더욱 선명하게 온전한 빛으로 살아서 춤 출 것입니다. 진흙탕에서 연꽃이 피고,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고, 죽어야 사는 역설의 이치입니다. 진리는 오히려 역설의 이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문화는 물질계와 정신계가 대립하는 절망 같은 삶 속에서 새 생명처럼 드러날 것입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문화예술인은 열심히 하느라고 했는데 성과가 잡히지 않습니다. 누구는 홍보가 안돼서 그렇다고 말하고, 혹자는 시민들의 문화예술 교양수준을 탓합니다. 그러나 본말이 바뀐 진단입니다. 생활경제가 어려운 시대에 홍보가 먹히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기의 정치권리는 '묻지마 투표'가 되고 토론문화는 실종되는 침묵의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직 마음이 바깥세상으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교양을 말하기 이전에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일반시민에게 맞춤형인가 먼저 헤아리는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문화정책 10년을 되돌아보면 두드러진 특징이 나타납니다. 왜곡된 문화산업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공공문화시장이란 결국 거품시장이었습니다. 공공프로젝트 문화사업은 예산 받을 때만 번창했다가 사라집니다. 반면에 자발적 민간 문화사업은 극도로 위축되었습니다. 과연 문화가 공공영역만으로 온전히 자리 잡을까요. 문화가 개인의 상처받은 내면을 어루만져주지 못한다면, 희망을 담는 자기표현과 소통의 그릇이 되지 못한다면, 시장을 천박한 물질주의로 방치하고 고상한 척만 한다면 그것은 살아 있는 문화가 아닙니다.
문화정책이란 복지정책이 아닙니다. 일방적인 수혜를 베풀어 사회안전망을 치는 것과 다릅니다. 문화정책은 쌍방향 교류로 사회적 관계망을 발생시키는 것입니다. 마음이 얼어붙은 시대에 문화 살리기의 대안을 함께 생각해봅시다. 문화로 일자리 만들기, 민간문화예술 싸이버 장터 만들기, 경쟁력 있는 전문예술인 살리기, 동네 주민자치문화 활성화하기, 문화메세나로 기업과 예술인이 상생하기, 전문문예단체의 공간운영을 안정되게 운영하기, 지역 전통문화자원의 실사구시, 문화자산의 통합적 홍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우수품 만들기, 예술품 은행 세우기, 문화기획 전문가 육성, 문예비평가 지원, 지역 정체성 살린 창조도시 가꾸기 등을 저는 절절히 희망합니다. 문화는 경제처럼 압축성장을 할 수 없습니다. 문화 활성화의 기초환경부터 차근차근 조성합시다. 절망같은 묵은해 상처를 떨치고 새해에는 여럿이 함께 희망의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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