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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 도시를 만들어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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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0일 (월) |
이현주(원주시청소년수련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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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가 끝나고 겨울 맞이를 위한 김장담그기가 마무리 되어가는 요즈음 신평초등학교 급식실에서는 15명 엄마들의 배움의 열기가 가득하다. 그동안 아이들을 챙기고 농사일을 하고, 직장생활하느라 분주하던 엄마들이 아이들처럼 옹기종기 모여서 새로운 경험과 작품을 만들면서 너무나 행복한 배움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전교생이 50여명인 이 작은 학교에서는 지난 해부터 학부모들과 마을주민들에게 시내에서 전문강사를 모시고 평생교육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첫 해에는 아이들만의 배움터라고 생각했던 학교에서 부모들에게 강좌를 마련한다고 하니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또 학교에서 하는 것이니 딱딱하고 재미없을꺼라 생각하여 참여하는 학부모들이 매우 조심스러워했었다.
그러나 지난 해의 첫 시도에 학부모들이 열심히 참여하였고, 학교가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즐거운 배움터가 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설문지를 통해 관심있는 분야와 개최시기를 수렴하여 '천연화장품 만들기', '규방공예와 매듭' 그리고 '자녀지도를 위한 클레이 점토'가 개설된 것이다.
농촌지역이지만 전업주부보다는 일을 가진 어머니들이 많고, 또 할머니와 살고 있는 아이들이 여럿 있으니 15명의 엄마들이 모인 것은 전폭적인 참여가 이루어진 것이다. 큰 학교처럼 모른 척하기 어려운터라, 직장을 가진 엄마들도 휴가를 내거나 일정을 조정하여 참여하였다. 그리고 강좌에 참여하여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수강생인 엄마들은 교육공동체로서의 따뜻한 정감과 희망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시내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문화센터 그리고 도서관등의 평생교육시설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강좌를 접할 기회가 많이 있다. 그러나 조금 벗어난 면단위 지역에서는 거리도 멀고 교통편에도 어려움이 있어 무언가 배우러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다. 또 관심있는 강좌가 있더라도 농번기부터 시작되는 강좌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진행되는 평생교육 강좌에는 같은 학교의 학부모들과 마을 사람들이 함께 같은 배움꺼리를 나누면서 멀어져가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원주에는 시내에서 10여분 벗어난 면단위에 자리잡은 작은 학교들이 많다. 예전에 학교가 마을 공동체의 중심이어서 학교운동회나 학예회 등의 학교 행사가 곧 마을의 축제였으나 마을공동체 의식이 약화되고, 시내의 큰 학교를 선호하게 되면서 농촌의 학교는 더욱 작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평생교육 강좌는 작은 학교의 특성을 담아내면서 학교를 다시 마을 공동체의 중심으로 세워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가을, 정선 화동초등학교에 들렀을 때, 잘 꾸며진 학교 도서관에서 밤 늦은 시간까지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가 마련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교육에 의존하여 방과후를 보내는 도시 아이들에 비해 교육의 기회가 단절된 시골마을의 현실을 안타까와 한 선생님들과 주민들이 학교를 마을 공동체의 배움터로 거듭나게 한 것이다. 교육·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농촌 지역에 활력을 담아내고, 지역사회 인적·물적 자원을 연계하며,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배움터로서,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신나는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학교 단위의평생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그리고 원주가 평생학습사회의 기반을 더욱 튼실하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교육청과 각급 학교, 시 담당부서, 지역사회의 평생교육기관들이 '배움이 즐거운 평생학습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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