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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이주는 희망이자 꿈"
다문화시대 함께가는 길- <상> 필리피노의 꿈
2007년 11월 26일 (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 한국어능력시험에 대비해 필리핀 해외취업청(POEA)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필리핀 노동자들.  
 
   
 
  ▲ 국제결혼 수속을 밟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대통령직속 필리핀이주위원회(CFO)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남녀 8명 중 1명이 외국인과 결혼했다. 특히 농어촌에는 외국인 신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결혼한 농어촌 남성중 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비율은 41%에 이른다. 2005년 35.9%와 비교하면 5.1%가 증가한 것으로 외국인 아내를 맞는 한국남성이 급격히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0년 1.2%에 불과했던 국제결혼 비율은 20년이 못된 현재 10배 이상 증가했다.
 원주시의 경우도 이런 흐름과 별반 다르지 않다. 2007년 7월 현재 원주시가 파악하고 있는 여성결혼이민자는 226명. 국적별로 보면 중국이 83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과 필리핀이 44명과 41명, 베트남이 22명 순이다. 하지만 여성결혼이민자가 한국인과 혼인 후 2년이 경과해야 국적취득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인되지 않은 여성결혼이민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주시 여성가족과 백은이 여성복지 담당은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최소 450여명 이상의 여성결혼이민자가 원주에 거주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최근 늘어나는 국제결혼은 대한민국도 이미 다문화·다인종사회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단일민족, 순혈주의만을 고집하는 우리 사회가 쉽사리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않아 적잖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원주투데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필리핀과 베트남 현지실태를 취재했다. 2회에 걸쳐 동남아 일대에 열풍처럼 번진 '코리안드림'과 그 속에서 불거지는 국제결혼의 문제점, 우리사회가 대비해야 할 다문화 시대의 과제를 짚어본다.

 필리핀 국제결혼의 허와 실
 한국 사회에서 국제결혼은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간의 결혼이 일반적인 경우지만 필리핀은 정반대다.
 대통령직속 필리핀이주위원회(CFO: Commission on Filipinos Overseas, 이하 CFO)에 따르면 1989년부터 2006까지 국제결혼을 한 필리핀인은 여성 28만3천364명(91.5%), 남성 2만6천381명(8.5%)으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중 한국인과 결혼한 여성은 4천582명으로 호주, 독일, 캐나다와 함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로 분류된다. 특히 최근에는 한류열풍 등으로 결혼 상대자로 한국인을 원하는 필리핀 여성이 늘고 있다.

   
 
  ▲ 마닐라 외곽 베네수엘라 마을. 평일 한낮, 한참 일할 시간이지만 일자리가 없는 이들은 그늘 밑으로 모여든다.  
 

 

   
 
  ▲ CFO 기획실장 고르다 마이아  
 

 CFO 고르다 마이아 기획실장은 "하지만 이런 통계는 어디까지나 합법적인 경로를 통한 수치이며 사설 알선업체 등을 통해 이주한 여성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필리핀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출국 전 그 나라의 법률이나 문화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35%에 불과하다. 15%는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저 나라 이름만 아는 수준이다.
 필리핀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출국전 사전 교육을 실시하긴 하지만 고작 하루나 이틀간 이뤄지는 교육으로 자신이 가게 되는 국가의 문화나 언어에 대해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종종 국제 결혼을 통해 해외로 나간 여성 중에는 종교 갈등을 겪거나 의사소통 문제로 고부간의 갈등을 겪는 사례도 발생한다. 또 오랜 기간 국제결혼 시장에서 암약해 온 브로커들이 중간에서 많은 수수료를 갈취하거나 해외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위조 서류를 이용하는 등 비합법적인 수단을 사용해 본의 아니게 범죄에 휘말리기도 한다.
   
 
  ▲ IOM 마닐라사무소 아이다 메 페르난데스  
 
 국제 이주기구인 IOM 마닐라사무소에서 인신매매 관련 전문가로 일하는 아이다 메 페르난데스 씨는 "필리핀 사회에서 '이주'란 희망, 꿈으로 표현된다"며 "노동이주, 국제결혼 등과 관련해 인신매매 등 다양한 문제가 결부되면서 IOM 등 국제기구와 협조해 자국민 보호정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것입니다.

 

 

 

 


 

 

 

   
 
  ▲ 큰 딸을 한국으로 시집보낸 라디안(오른쪽) 씨와 작은 딸 마.  
 

'부자되겠다' 모두들 부러워해
큰 딸 한국에 시집보낸 라디안 씨

 필리핀 마닐라 시내 중심에 위치한 '알리몰'에서 20년간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라디안(Lydian Bayot·58) 씨는 지난해 3월 큰 딸 엘사(Elsa·25)를 한국에 시집 보냈다.
 대학졸업 후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큰 딸은 작년 2월 "이 사람과 결혼하겠다"며 한 낯선 외국인을 소개했다.
 라디안 씨는 무척 당황했지만 "딸의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는 일 없이 놀고 있는 남편을 대신해 청소업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 온 라디안 씨는 큰 딸이 늘 경제적인 어려움을 벗어나고자 했으며 게으른 필리핀 남성보다 성실한 외국인과의 결혼을 꿈꿔왔던 것을 알기에 딸의 선택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전기기술자인 작은 딸 마(Ma·23)도 "처음에는 무척 슬펐지만 언니의 선택을 존중했다"며 자신은 필리핀인 남자

"매달 송금하는 돈 가계에 도움"

친구가 있어 국제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주위에 한국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고 자신도 국제결혼에 거부감은 없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 한국으로 떠난 큰 딸 엘사는 현재 대전에서 살고 있으며 매주 인터넷 채팅과 이메일을 통해 가족과 소식을 주고 받고 있다.
 주위에선 '딸이 한국사람과 결혼했으니 너흰 부자되겠다'며 부러워한다고 전한 그녀는 "주위에서 부러워할 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에 있는 큰 딸이 매달 송금하는 약간의 돈이 가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디안 씨는 요즘 딸이 약속한대로 한국으로 초청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 장현식(오른쪽) 씨와 필리핀인 아내 라미 씨.  
 

"제도적 보완 합법화 필요"
국제결혼 알선업체 운영 장현식 씨

 10년째 국제결혼알선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장현식(41) 씨는 특별한 케이스다. 업체를 운영하면서 그 스스로도 일을 통해 알게된 필리핀인 라미(35) 씨와 국제결혼을 했다.
 국제결혼 한 쌍을 성공시키면 400만~6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남는다고 소개한 장 씨는 "상당수 업체들이 성공사례비 명목으로 과도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장 씨는 "일반적으로 결혼에 이르기까지 신랑측이 부담하는 비용은 성공사례비와 지참금 등을 포함, 1천만원 이

성공사례비 명목 과도한 요구 예사

상"이라며 "수년간 모은 돈으로, 또는 빚을 내 국제결혼을 했다가 기대와 다른 결혼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가정파탄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여럿 봤다"면서 국제결혼 비용의 거품을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돈벌이에 급급해 무조건 결혼만 성사시키고 보자는 일부 악덕업자들은 노골적으로 '합방'을 강요하거나 신랑, 신부 양쪽 모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아 문제를 양산시킨다고 말했다. 심지어 신부측에 전달해야 할 지참금도 일부만 주거나 가로채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설명이다.
 장 씨에 따르면 베트남, 필리핀 등 현지에 중매인을 두고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업체는 국내에 2천여개에 이른다. 이중에는 사업자 등록조차 하지않은 업체도 있다. 장 씨는 "사업자 등록만 하면 누구든 알선업체 운영이 가능한 제도적 허점이 결국 부실업체를 양산하고 있다"며 "결혼정보업체의 난립을 막기 위해 송출국·도입국 양쪽 정부가 나서 합법화 시키고 등록요건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결혼을 고려하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상대방의 외모만 따지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후회한다"며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충실한 대화를 통해 신중히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결혼까지 한달 남짓 소요
중개업체 거짓정보로 현혹 비일비재

국제결혼 절차

 한국인 남성이 필리핀이나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기까지는 보통 한달 남짓이 소요된다.
 국제결혼을 원하는 한국인 남성은 국내 결혼정보업체 등을 통해 종교와 학력, 재산 등을 기입한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한다. 신청서는 베트남과 필리핀 등 현지 중매업체로 보내진다.   
 현지에서는 이주여성을 모집하는 조달책과 왕마담 등 복잡한 단계를 거친다.
 현지 조달책은 주로 농촌지역을 돌며 국제결혼을 원하는 여성을 모집한다. 이 과정에서 상대 배우자에 대한 허황된 정보를 흘리거나 많은 지참금을 받을 수 있다고 현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경우에 따라 인터넷 화상으로 첫 대면을 한 뒤 교제의 시간을 갖고 해당 국가를 방문하거나 남성이 우선 현지를 방문, 5~10인 이상 단체미팅을 통해 마음에 드는 상대방을 선택하기도 한다.
 하루 이틀 만남을 통해 서로 마음에 들면 여성 부모를 만나 결혼 승락을 받고 먼저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남성이 현지를 방문해 이때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보통 4일.
 결혼 후 한국 영사관에 혼인신고를 하면 한국 영사관에서는 인터뷰 등을 거쳐 신부의 결혼비자를 발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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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수속을 밟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대통령직속 필리핀이주위원회(CFO)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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