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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덕목(雉岳山 德目)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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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9일 (월) |
임상철(상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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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악산 단풍이 가을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정치판은 17대 대선정국으로 요동치고 있다. 유권자는 시큰둥한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치악산이 정치인들에게 암시하는 바는 무엇일까를 생각해 본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소중한 덕목이 치악산(雉岳山)에 깃들어 있다. 은혜 갚은 까치의 옛이야기가 전해지는 치악산에 등장하는 선비와 꿩과 구렁이의 덕목을 원주의 명산 치악산에서 배워가길 권한다.
한양에서 시행되는 과거시험을 보기위해 치악산을 지나던 선비의 선(善)을 향한 순수한 마음, 절대적 위기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신을 잃지 않았던 냉철함과 합리성, 선과 악을 규정짓고 경(輕)과 중(重)을 제시하여 상대를 설득시킨 논리적 정연함, 이것이 21세기 덕목이다. 자식을 잃을 뻔 했던 치악산 까치는 선비의 조건 없는 은혜에 대하여서도 나 몰라라 배신하지 않았던 의리, 목숨 바쳐 그 은혜에 보답하는 도리, 이것이 21세기 덕목이다. 남편을 죽인 선비의 행위에 대하여서도 사생결단의 죽임으로 되갚지 않고 악연을 승화시켜 자신과 선비 모두 소원을 성취하는 윈윈(win-win)전략의 대 타협과 동반자 정신, 자신의 약속을 어김없이 이행하는 준법정신, 이것이 21세기 덕목이다.
분단된 한반도의 현실을 되짚어보면, 남북간 냉전체제하에서는 항상 전운을 감지하며 살아왔으며 국방과 안보가 첫째 조건이었다. 그러나 정략적으로 안보논리를 악용하여 민주화가 억압당하고 안보개념이 퇴색되었던 시절도 있었다.
냉전체제가 화해평화무드로 전환되고 이념보다는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우선하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지 못하고 아직도 국토와 민족의 분단 상태에서 안보와 평화 갈등, 남북갈등, 남남갈등을 겪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겠다는 나 홀로 예비후보자가 수십 여 명에 달하지만 나라발전을 위한 정책대결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사람은 이래서 나쁜 놈, 저 사람은 저래서 나쁜 놈이라는 네거티브 전술의 진흙 밭 싸움만이 벌어지고 있다. 지긋 지긋한 보·혁 갈등, 남·남 갈등, 지역갈등을 형성하여 일회성 유권자를 끌어들이려하고 있다.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보수와 진보로 양분시켜 또다시 패거리문화로 되돌리려하고 있다. 평화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서의 국방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보·국방과 평화는 둘이 아닌 하나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강자의 기록이라고 하며 힘의 바탕위에 평화가 보장 된다고 한다.
한편, 16세기 서구 최초의 평화사상가 에라스무스는 '필요하다면 평화를 사라!(if necessary buy peace!)'라고 역설하였다.
이는 경제력을 기반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평화경제론의 단초를 제공한 논리이다. 마키아벨리의 힘에 의한 평화만을 인정한 논리와는 분명 다른 논리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평화, 안보, 경제는 이제 별개가 아닌 하나의 개념으로 연결되어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을 지구촌의 주역으로 어떻게 승화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온 국민의 역량을 총 집결시켜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킬 지도자가 출현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지도자가 될 사람들은 꼭 한번쯤 치악산에서 21세기 덕목을 배워가길 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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