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제3차 심의위원회 열어 2008년도 의정비를 4천137만원으로 결정한 가운데 이번 의정비 심의가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외면당한 여론'
심의위가 결정한 4천137만원은 현재 2천958만원 보다 39.8%가 상승한 것이다. 또한, 지난달 23일 제2차 심의위원회에서 잠정 결정한 3천732만원보다도 405만원 더 증가한 액수이다.
잠정 결정 금액에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되면 의정비 인상 폭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깬 것으로 시의원들조차 결과에 의아해하고 있다.
원주시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원주시민 5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9%가 심의위에서 잠정 결정한 3천732만원도 높다고 답했다. 또, 올해 의정비 2천985만원도 높은 편이라고 답한 시민이 전체 41.8%에 달했다. 현재 의정활동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63%로 나타났고 의정비를 많이 지급해도 의정활동이 낳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81.1%에 달했다.
의정비를 결정하는데 있어 이와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됐더라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의정활동과 의정비에 대해 일반 시민들이 모르는 상황에서 여론조사가 진행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고려하더라도 일반 시민들의 여론은 철저히 무시된 결과가 도출된 셈이다.

"지방자치법 시행령도 외면"
특히, 지방자치법 시행령에는 의정비의 핵심인 월정수당을 지역 주민 소득수준,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 물가 상승률,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게 돼 있으나 이와 같은 내용은 심의 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최초 의정비 활동 책정에 오류가 있다는 의견(시의회)과 원주가 도내 타 자치단체보다 세가 커지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자존심을 세워가며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원주시) 의견만 반영된 셈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민연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지방자치법 시행령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 청구의 뜻을 밝혔다. 전국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도 "모두 알고 있는 기준은 어디 가고 심의위 위원 개인이 생각하는 적정 인상액의 최고와 최저를 제외한 평균금액을 결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위원장은 부적격자, 심의위 결정 원천 무효"
원주시민연대,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원주지회는 2일 기자회견을 하고 "의정비심의위원회 구성부터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34조에는 공직선거법 제18조에 따라 선거권이 없는 자는 심의위원회 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심의위원장을 맡은 박모 전 시의원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진희 원주시민연대 대표는 "박 전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2005년 15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돼 선거권이 없을뿐더러 사면복권도 이뤄지지 않을 것을 확인했다"며 "위원자격이 없는 인사가 위원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하고 의정비를 결정했기 때문에 이번 원주시 의정비 결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파장 일파만파, 원주시 대책마련 부심
이와 같은 위법 논란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선거권조차 없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법률 검토 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주장대로 이번 결정이 원천무효가 된다면 원주시와 시의회에 미치는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이 위법이라면 다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새롭게 의정비를 결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 전망이다.
또한, 의정비 인상과 관련해 행정자치부가 결정과정에 위법이 있는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겠다고 발표한 터라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