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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를 창조한 책
2007 한 도시 한 책 읽기 독서감상문대회 최우수작
2007년 10월 29일 (월) 최영옥(단구동)
   
 
   
 
 '2007년 한도시 한 책읽기' 운동의 원주시 선정도서는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다. 처음엔 원주 시민으로서 막연한 의무감으로 책장을 펼쳤다. 그리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읽어 여느 동화책처럼 금방 책을 덮고 말았다. 그러나, 두 번째로 책을 손에 잡았을 때는 한 장, 한 장 꼼꼼하게 책장을 넘겨갔다. 처음에는 대충 읽어버려 몰랐는데, 다시 읽는 책에서 새로운 것을 나는 발견했다. 작가는 총15장으로 구성하고 있는 이 작품을 1장은 ㄱ, 2장은 ㄴ, 3장은 ㄷ…. 그리고 14장은 ㅎ, 마지막장인 15장은 연꽃문양으로 기호를 넣고 있다. 장을 구분하는데에도 한글 자음 열네개를 사용하고, 마지막엔 완성된 연꽃 확의 문양을 넣어 완결편임을 알리고 있다. 작가의 섬세하고 깊은 의도를 나중에야 비로소 발견한 것이다. '초정리 편지'는 바로 토끼눈 할아버지가 돌로 장운에게 눌러 놓고 간 편지다.
 이 작품에서의 '돌(石)'은 무생물로서의 돌덩이가 아니다. 生과 死의 가교 역할을 하는,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생명체인 것이다. 작가가 주인공의 직업 설정을 '석수장이'로 한 것도 깊은 뜻이 있다. 석수장이는 돌을 깨고 다듬어서 새로운 형태의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볼품없는 돌덩어리가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멋지고 훌륭한 작품의 탄생 !
 (중략) 통상적인 위인전과는 사뭇 다르다. 세종대왕의 부각을 자제하며 장운이를 통해 한글이 백성들이 쉽고 편리하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착한 아이가 시련을 겪고 나서, 결국에는 복을 받는다는 이야기이면서도 마지막 부분이 주는 메시지는 깊은 의미가 있다. 남이 훼방과 잘못도 승화시켜서 끌어안는 모습이 감동을 준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교훈이 되는 이 작품은, 경쟁사회에 내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아름답게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화해와 용서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준다. 세상을 부딪치며 살아가는 것보다 남의 허물을 끌어안고 보듬어가며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보며, '초정리 편지'가  한 도시 한 책읽기로 선정된 것에 흐뭇한 마음으로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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