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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국민 앞에 투명하고 진실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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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9일 (월) |
김정란(상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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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의 검증 문제를 놓고 여·야 공방이 치열하다. 여당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얘기하고, 야당은 정치공작이라고 맞서고 있다. BBK 문제가 불거지자, 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씨 소환 문제를 놓고 또 일촉즉발의 싸움만 벌이고 있다.
대체 한나라당의 입장은 무엇인가? 이명박 후보는 김경준씨를 빨리 소환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사건 관련 변호사들은 김경준씨 소환을 늦추어 달라는 청원을 두 차례 씩이나 미국 측에 낸 바 있다. 이명박 후보와 당직자들의 말도 엇갈린다.
대통령의 부패는 공동체에 씻을 수 없는 고난을 가져온다. 부패는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흉 중의 하나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부패의 사슬이 계속 작동하면, 공정한 게임 룰은 사라지고, 반칙을 일삼는 사람이 게임에 이기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정당한 노력이 정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면, 결과는 보나마나 뻔한 것이다. 아무도 정당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며, 삶은 모리배들의 천지가 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부패한 사람이라면, 그것은 부패가 능력의 일종이라고 공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더 이상 아무도 공정한 게임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 후보가 될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국민 앞에 검증받아야 한다. 만일 김경준씨의 주장대로 이명박 후보가 BBK 문제에 개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명박 후보는 결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 주가조작은 중요한 경제 범죄이다.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을 누군가 속여먹고 부당한 이득을 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소액 투자자들의 고통에 일말의 책임이라도 있다면, 그런 일에 연루된 사람을 국가의 지도자로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 사안의 검증은 이명박 후보가 선택하고 말고 할 일이 아니다. 당연히 검증에 응해야 한다. 그의 주장대로 떳떳하다면, 김경준씨를 증인으로 세워서 그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면 그만이다. 이것은 어물쩡 시간끌기로 덮고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를 대충 봉합하고 넘어갈 경우,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재직 기간 내내 의혹에 시달려야 한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정리하는 것이 이명박 후보 자신을 위해서도 훨씬더 좋은 방법이다. 국민은 이 사건의 실체를 알 권리가 있다. 실체를 감춘 채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취임 즉시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해명하지 않으면, 앞으로 해명할 기회는 점점더 사라진다.
이 문제를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는 한나라당은 여당을 향해 제2의 김대업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참으로 얼척없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말대로 2002년 당시에 김대업씨의 주장이 정치적 배후가 있었다 치더라도, 178cm에 45kg라는 조건으로 군복무를 면제받은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김대업씨는 과학적으로 입증 불가능한 사실로 인해 군면제를 받은 이회창 후보 아들인 이정연씨 케이스에서 의심되는 부분을 문제제기했다. 김대업씨가 유죄판결을 받은 부분은 명예훼손 부분이었다. 그것은 김대업씨의 행동에 대한 법률적 판단일 뿐, 김대업씨가 제기했던 의구심이 사라졌다는 과학적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케이스도 마찬가지이다. 여당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남김없이 밝히는 것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여당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진실은 가장 힘이 세다. 그것을 외면하고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 국민은 이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 낱낱이 알 권리를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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