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은 풍년을 기원하는 조상의 마음이 담겨있는 음식이다. 볏단 모양의 쌈밥을 먹으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기 때문. 또한 쌈밥은 농사철 둘러앉아 나누어 먹던 '두레밥'이기도 하다.

　근래에 와서 '쌈'은 건강을 챙기는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에는 상추, 깻잎 등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케일, 겨자채, 트레비소 등 이름 낯선 쌈채를 챙겨 먹는다.

　비록 쌈채가 다양해지고 먹는 목적도 달라졌지만, 한 접시에 담긴 채소를 여러 명이 둘러앉아 나눠 먹는다는 점에서 나눔의 음식이라는 의미는 여전하지 않을까 싶다. 단관택지에 위치한 '강촌쌈밥(대표: 이정자)'도 이런 훈훈함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전보다 건강을 많이 챙기는 게 느껴져요. 7년 전만 해도 원주에 쌈밥 집이 1~2개밖에 없었는데…"라고 말하는 이정자(42) 사장은 "서울에서 쌈밥 집을 운영하는 오빠 덕에 남보다 빨리 원주에서 쌈밥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오빠가 서울 평창동에서 운영하는 강촌쌈밥은 5~6개 체인점이 있을 정도로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사장은 "원주 강촌쌈밥도 서울에서 유기농 쌈채, 고기 등의 재료를 공급받아, 언제나 신선하고 질 좋은 재료만을 사용한다"고 자랑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돼지고기 편육이 나온다는 것. 생삽겹살을 불판에 구워먹는 게 일반적인 쌈밥 스타일이지만 웰빙음식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편육을 고집하고 있다. 이 사장은 "손님들도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다고 평가해 주신다"며 "특히 점심때 찾은 직장인들은 구울 때보다 시간도 절약되고 옷에 기름이 튈 염려도 없다며 좋아하시더라"고 강조했다.

　쌈밥의 최고 파트너 장도 눈길을 끈다. 장에 호두, 해바라기씨, 호박씨, 땅콩 등 견과류를 섞어 고소함을 더했기 때문. 또한 영양돌솥밥은 물론 된장찌개가 각자 뚝배기에 나오는 점도 이 사장의 정성이 느껴지는 부분. 생선구이, 연두부 등 그때그때 바뀌는 15가지 반찬도 푸짐하다. 쌈밥정식 7천원.

　쌈채를 먹을 때 '이 채소 이름이 뭐지? 어디에 좋은 걸까?'라는 궁금증을 느껴 본 사람에게는 강촌쌈밥만의 장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쌈채 이름, 사진, 효능이 벽면에 크게 붙여 있기 때문. "선배님은 소화가 잘 안 되시니까 트레비소랑 용설채를 많이 드세요" "당신은 쌈케일을 챙겨 먹어. 그래야 더 예뻐지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챙겨주는 나눔의 음식, 쌈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영업시간은 오전11시반부터 밤9시까지이며 정기휴일은 첫·셋째 주 일요일이다. 좌석은 70여석이며 주차장이 없는 게 단점이다. ▷763-9361(강촌쌈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