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일 발행한 '강원도재래시장상품권(이하 도상품권)'을 놓고 말이 많다. 원주시재래시장상품권(이하 시상품권)과의 중복발행으로 인한 소비자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

　강원도는 국비와 도비 1억4천만원을 들여 도내 43개 상설 재래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12억원 상당의 도상품권을 발행했다. 5천원권 10만장, 1만원권 7만장으로 도내 재래시장 6천634개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원주시는 지난 2005년 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시상품권을 발행한 바 있다. 더군다나 시상품권은 출시한 이후 지난 14일까지 3억여원어치가 판매되는 데 그쳐,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도상품권이 발행되면서 원주시가 난감한 입장에 처한 것.

　원주시 관계자는 "도상품권이 유통되면 시상품권은 존재가치가 없어진다"며 "원주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상품권도 실적이 저조해 올해는 매년 열던 상품권 판매 촉진을 위한 행사도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시상품권이 우선인 만큼 도상품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도상품권이 발행됐다는 것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 또한 도상품권은 할인과 결식아동지원, 카드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하는 3%를 상인들에게 전가, 상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년 전 원주시가 시상품권 추진 시 수수료 3%를 상인들에게 전가하려고 했지만, 상인들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 있기 때문.

　자유시장에서 20년 동안 완구점을 하고 있는 김영자(66) 씨는 "도상품권이 발행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면서 "손님이 처음 보는 상품권으로 계산하겠다고 하면 어느 상인이 받겠냐"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3%를 공제하는 상품권을 발행하려면 먼저 상인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게 순서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상품권 발행을 주관한 강원상인연합회의 서상건 사무국장은 "시간을 두고 도상품권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주 재래시장 회장들이 홍보에 미흡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내 재래시장 회장들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홍보할 시간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도상품권 발행에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

　한 회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도상품권 설명회에서 반대 의견을 냈는데 나중에 보니 회의에 참석한 것이 동의한 걸로 바뀌어 있어 황당했다"며 "일단 발행된 것이니 협조는 하겠지만 회장들 모두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한번은 도상품권을 사주겠지만 막상 상인들이 받지 않아 사용할 수 없는 걸 알면 속았다는 기분이 들 것"이라며 "시상품권 이미지까지 나빠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