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론면에서 농사를 짓는 강모(50) 씨는 추석을 앞두고 자녀에게 농사지은 콩을 택배로 보냈다. 며칠 후 자녀에게 전화를 건 강 씨는 택배기사의 실수로 들기름이 콩에 스며들어 도무지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트렸다.

　얼마 전 군 복무 중인 동생에게 장뇌삼에 꿀 재운 것과 핸드폰, 과자 등을 보낸 김모 씨. 군부대로 보내는 거라 운송장 물품명에는 과자라고만 기재한 것이 화근이었다. 택배물품이 동생에게 배달하는 과정에서 분실됐는데 택배회사는 과자에 대한 금액만 배상해주겠다고 한 것.

　김 씨는 "물품명에 과자만 기재했지만 분명히 택배회사 담당직원이 내용물을 확인했다"며 "다른 물품에 대한 손해배상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추석 택배 물량이 증가하면서 택배 분실이나 파손 등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원주소비자시민모임 손현순 상담실장은 "강 씨와 김 씨 둘 다 택배회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그러나 김 씨처럼 물품명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으면 처리가 어려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알아두세요>

　▷물품명·물품가격은 운송장에 정확히 기재하고 배송이 완료될 때까지 잘 보관해 두자. 운송장은 운송 중 분실이나 파손 등 피해발생 시 보상범위 등을 판단할 근거자료로 활용된다.

　간혹 택배사업자가 약관의 중요내용(물품명, 물품가격)을 설명하지 않으면서 '운송장을 대충 써도 상관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운송장을 부실하게 작성하면 피해발생 시 불이익을 받는 것은 소비자임을 잊지 말자. 운송장 작성 시에는 농수산물은 품명·중량, 공산품은 운송물 고유번호·수량, SET 운송물은 개별 품목을 기재하며 물품가격은 정확한 금액을 산정해 기재한다. 정확한 물품가격을 미리 기재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시 50만원 한도 내에서만 배상받을 수 있다.

　▷포장에 신경을 쓰자. 택배관련 피해발생 원인은 부적절한 포장 사이즈와 미숙한 완충재 선택 등으로 말미암은 물품 파손·훼손이 대부분이다.

　외부 포장은 운송물의 형태와 크기에 맞는 사이즈를 선택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골판지 상자 등을 활용하고, 내용물은 에어캡으로 보강한다. 상자 안에 공간 생기면 물품이 운송 중 한쪽으로 몰릴 수도 있다. 알갱이 형태의 보호재를 이용한다. 부패·변질이 우려되는 생물은 특송을 이용한다.

　이때 특약사항에 도착시각도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깨지기 쉬운 유리 소재나 약간의 충격에도 기능상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물품은 될 수 있으면 택배 이용을 자제하는 게 좋다.

　▷택배가 오면 도착 즉시 택배직원 입회하에 물품 상태를 확인한다. 직원이 돌아가고 나서 하자를 발견하게 되면 책임소재를 규명하기 어려워 보상을 거부당할 수 있다. 물품수령 운송장에 서명을 하는 것은 받은 물품의 이상 여부까지 확인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