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원주시와 시의회는 원주도시공사 설립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원주시의 설립추진에 시의회가 제동을 걸면서 찬반논란이 인 것이다. 여기에 일부 시민사회단체도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면서 도시공사 설립은 보류됐다.
　그런데 시의회가 제5대로 넘어오면서 설립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원경묵 의장은 "임기 내에 도시공사 설립이 관철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본보와의 인터뷰(1월 8일자 5면)에서 밝혔다. 시의회의 입장선회는 도시공사 설립의 청신호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주시 내부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하는 쪽은 서두르자는 반면 반대쪽은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공감대는 형성됐다"
　기업·혁신도시 건설, 택지개발, 컨벤션센터 건립 등 원주시 주요사업을 담당하는 도시개발사업본부는 설립을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박웅서 본부장은 "시의회가 찬성한 만큼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원주시가 도시공사 설립을 추진했던 이유는 개발이익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었다. 특히 남원주역 역세권 택지개발사업은 남을 장사다. 원주시와 지역종합개발협약을 체결한 한국토지공사와 기술협력이나 자금지원 등의 협력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자치단체에서 추진할 경우 각종 행정절차를 이행해야 하는 데다 제약을 받는 부분도 많아 도시공사가 대안으로 제시됐던 것이다. 도시공사는 이사회에서 의결하면 곧바로 추진할 수 있다.
　한편 윤주섭 개발과장은 "문화체육시설 관리나 운영을 도시공사가 전담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인구증가에 비례해 민원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공무원 운용을 위해서도 공영주차장, 치악예술관, 종합운동장 등의 문화체육시설을 도시공사에 맡기자는 것. 도시공사가 운영할 경우 수익 극대화를 위한 영업시간 연장 및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기대할 수도 있다.

　"책임 담보할 수 있는가"
　조직관리부서인 원주시 자치행정과는 지난해 하반기 도시공사 설립을 검토했으나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에는 김기열 시장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둘러 도시공사를 설립하더라도 김 시장의 임기 말까지 성과를 내놓기란 사실 쉽지 않다. 임기 말에 김 시장은 도시공사로 인해 상당히 부담스러운 입장에 놓일 수 있다. 
　한편으론 신중론으로 볼 수 있다. 원주시는 2004년 도시공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시행했으나 당시는 기업도시나 혁신도시가 확정되기 전 이므로 지금 상황과는 크게 다르다. 때문에 용역을 재 시행해야 하며 설립이 타당한 것으로 결론 나더라도 준비절차가 간단치 않다.
테스크포스팀을 꾸려 관련조례나 시행령을 제정하고 정관을 작성해야 하며 구성원을 선발해야 한다. 이 절차만 하더라도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도시공사가 사업도중에 중대한 문제를 발생시킬 경우 책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되며 수익을 낼 만한 사업이 향후 10년 이내에 고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원주시 재정상태가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자본금을 출현하기가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원주시에서 직접 사업에 뛰어들라는 주문을 하고 있다. 출자 배당금에 만족하지말고 단계택지, 삼광택지, 봉화산택지 등을 직접 개발한 노하우를 활용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의회에서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선 이상 어떤 식으로든 도시공사 설립문제가 공론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찬반 양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시의회가 나설 경우에는 설립 쪽에 무게감이 실릴 수도 있다.
　시기의 문제일 뿐 도시공사 설립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