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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함께하는 송년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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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1일 (월) |
권순형(원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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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을 시작한지가 어제 같은데 화살처럼 지나간 시간은 어느새 다사다난 했던 병술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에 와 있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직장이나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과 한 해를 돌아보며 정리하고 내년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송년회를 하게 됩니다. 저 또한 송년회 모임에 참석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대개의 송년모임은 1차로 식사를 하는데 여기에는 꼭 술이 함께 하게 됩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나 모두가 술잔 가득 술을 따르고 건배를 하곤 합니다. '위하여'를 목청껏 높이고 잔을 부딪치고 나면 이 술을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고민에 빠지곤 합니다.
권해 주신 분의 마음을 헤아려 마셔야 하지만 워낙 술을 마시지 못하는 저로서는 술잔을 내려놓거나 상 밑에 준비한 잔에 붇곤 하지만 그것 또한 그리 쉽지 않아 즐거워야 할 송년모임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어떤 모임에서는 술 마시길 강요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술을 권한 후 마시는 것을 확인하는 분들도 종종 있는데 이럴 때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저로서는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몇 잔의 건배가 지나고 식사 자리에서 일어나면 2차로 노래방으로 가는 것이 송년회의 일반적인 순서일 것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문화가 있는데 그 중에서 회식문화를 이제는 좀 바꿔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술이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좋은 매개체란 생각엔 저도 동감합니다만 술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문제를 감안 해 볼 때, 술 대신 누구나 다 마실 수 있는 '차(茶)'로 대신하는 것은 어떨까하는 제안을 해 봅니다.
언젠가 차를 마시면서 지인과 밤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밤새 차를 마셨는데도 다음날 아침 정신도 맑고 이야기도 다 정리돼 우리의 친분은 더욱 돈독해졌습니다. 제가 밤새 술을 마셨다면 아마도 십중팔구 못 일어나거나 그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기억을 못하고 며칠 고생했을 겁니다.
매년 똑같은 송년회보다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1차로 식사 후 2차로 전시관이나 공연장을 찾아 관람하고 3차로 차 한 잔을 나누며 한 해를 돌아보는 송년회가 됐으면 합니다.
한 해를 보내며 원주에는 많은 전시와 공연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연히 찾은 미술전시회에서 처음 본 그림 한 점에서, 오래전에 좋아했던 곡을 공연장에서 다시 듣게 되었을 때, 한 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이제 회식은 예술과 교감하는 한층 높아진 문화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될 때 우리 모두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고 원주는 명품도시가 될 것입니다. 원주만이 가지는 특별한 회식문화가 시작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새롭고 발전적인 송년모임을 위해 우리 다함께 잠시만, 한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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