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천 수해복구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공사 과정에서 다량의 흙탕물이 원주천에 그대로 흘러들고 있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치악교 상류 현대 I-PARK 공사 현장 앞 원주천에서는 지난여름 수해 때 망가진 물보 보수를 위해 전석쌓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런데 공사를 하면서 물막이공을 설치하지 않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흙탕물이 원주천에 그대로 흘러가고 있다.
공사현장에서 하류 방향으로 침전지가 만들어져 있고 물 위에는 오탁방지망이 한곳 설치돼 있지만 치악교까지 하류는 흙탕물에 의해 심각하게 오염돼 있는 상황. 특히 겨울철이라 유수량이 많지 않아 황토가 그대로 수중에 쌓여 돌을 던지면 황토 진흙이 버섯구름처럼 일고 있다.
공사현장을 기준으로 상류는 물속 돌멩이까지 모두 보일 정도로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으나 하류는 탁도가 높아 물속은 아예 보이지 않고 있다. 치악교 밑에서도 뿌연 흙탕물이 흘러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이와 같은 흙탕물에 의한 오염이 원주천 생태계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지대학교 최준길 교수는 "자갈 등에 부착해 살아가는 물이끼와 조류는 광합성 작용을 통해 물에 산소를 공급하고 수서곤충이나 초식 물고기는 이를 먹이원으로 이용한다"며 "흙탕물에 의해 빛이 차단되거나 황토가 물이끼와 조류를 덮으면 광합성 작용을 하지 못해 죽고 이를 이용하는 수서곤충과 초식 물고기 역시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죽게된다"고 밝혔다. 또 "물고기 아가미에 황토가 들어가면 호흡을 하지 못하고 집단폐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흙탕물 오염이 생태계 전체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경고.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공사 규모가 영세한데다 물막이공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확보가 안 돼 어려움이 많다"며 "공사업체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최 교수는 "하천에서 공사를 할 때는 물막이공을 설치해 공사장 흙탕물이 하천으로 흐르지 않게 하는 게 일반적이다"며 "여름철에는 흙탕물에 오염될 경우 부영양화가 진행돼 물과 수중 동·식물이 모두 부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이한 수해복구공사가 원주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