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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에 방치된 역전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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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20일 (월) |
이길원(전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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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동은 행정구역상 분류하여 붙여진 동네 이름은 아니다. 역사(역건물)를 중심으로 뒤쪽 선로를 넘어 옹기종기 자그마한 집들이 모여 있는 정지뜰과 태장동으로 연결되는 강변로 옆의 문화촌마을, 그리고 삼거리 철다리 밑에서 역방향으로 (구)대한통운을 거쳐 (구)군인극장 앞쪽에서 학성초교 주변까지 낡고 초라한 상가건물과 살림집들이 들어서 있는 학성2동을 자조적으로 붙인 이름이다.
그나마 지금은 중앙동으로 흡수돼 이름조차 잃어버린 비운의 동네이자 공동화현상이 진행되는 동네이다.
도심에서 밀려나 잊혀진 동네에서 빈곤의 악순환으로 거칠게 살고들 있지만, 주민 모두는 가난한대로 주민세 꼬박 꼬박 내고, 또한 각종 세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 도시의 구성원이며 이 동네의 주인들로서 동네를 지키며, 그 어느 곳보다 사람냄새 풍기며 힘들게 살고들 있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떠나는 사람도 많아 한집건너 한집이 빈집인 상태이다. 밤이 되면 불꺼진 낡고 칙칙한 건물들의 우중충함으로 금방이라도 기괴한 사건이 벌어질 듯한 공포감마저 들게 한다. 더구나 빈집 앞에 수북이 버려진 쓰레기더미는 악취를 풍겨 도시미관을 해치고, 혹여 누군가 던진 담뱃불이나 불씨로 해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늘 걱정이 앞선다.
저 살기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많다보니 이 동네 회생을 위해서 앞장서거나 큰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서글픈 이 동네의 모습이자 이곳의 현실이 되고 있다.
단계택지 개발과 이어 단관택지 개발로 도시의 중심축이 그곳으로 옮겨갔으며 상권도 서서히 중앙동을 빠져 나가고 있다. 시청사의 무실동 이전이 코앞에 다가오고 역사 이전도 벌써부터 예정돼 있어 역전동의 오늘은 겹치는 악재로 이 도시의 천덕꾸러기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 동안 영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에 밀려 외면당하고, 집집마다 소유한 승용차로 인해 열차 이용률은 급속히 하락해 버렸다. 더구나 생활의 텃밭인 중앙선은 그동안 영동과 중부 내륙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나 산업선인 데다가 그나마 11월 1일부터는 새마을호 노선이 주1회로 대폭 축소돼 여객열차의 승객을 바라보며 상가를 형성했던 역전동은 이제는 그 기능을 상실한 폐차나 다름없는 신세가 돼 버렸다.
원주시는 기업도시에 이어 혁신도시로 발전축이 타 동네로 이어짐에도 여러 가지 악재로 소외당하며 무관심, 무대접을 받는 터인 역전동은 그저 무감각, 무반응이다. 다양한 욕구나 목표달성을 위해 집단행동이 난무하는 요즘 세상에 푸대접에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849세대, 2천99명밖에 안 되는 인구분포와 저소득 계층이 많은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다.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 중 인간은 누구나 행복해야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 기본권은 어느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닌 우리 모두가 향유해야 할 고귀한 권리이므로 사회의 모두는 그 권리가 유지되도록 배려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더구나 원주시의 캐치프레이즈는 '더불어 함께 사는 행복한 원주'가 아닌가?
우리의 역전동이 도심 속의 미아로, 홀대받는 동네로, 방치된 지역으로 남겨져서는 안된다. 눈부신 도시의 발전 속에서 공황을 경험하고 소외당하는 아픔과 공동화 현상으로 빈껍데기 동네가 되는 아픔을 겪어서는 안된다. 역전동 주민들에게도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의 행운이 다가와 행복한 소시민으로서 소박한 여유로움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나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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